자동차는 기계제품일까, 전자제품일까. 최근 자동차에 장착되는 부품 중 전자부품이 40%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는 첨단 전자제품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엔진과 모터, 배터리 등 핵심부품에서 전기적인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높아졌고 브레이크와 조향장치, 클러치시스템 등에도 IT가 접목되면서 자동차의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계명대 예측설계기반 전자화자동차부품 지역혁신센터(CAMP 센터장 이재천)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자동차부품 전자화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기관이다. 자동차부품 전자화를 통해 대구경북지역에 자동차부품산업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중심역할을 하는 것이 사업목표다.
지난 2006년 3월 개소한 CAMP는 당시 산업자원부의 지역혁신센터(RIC)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향후 10년간 188억원을 자동차부품산업 구조개혁에 투입할 예정이다. 사업에는 현대기아연구개발본부,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한국델파이, 상신브펠이크, 평화발레오 등 52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대구기계부품연구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이 협력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주요 사업은 장비활용, 연구개발(R&D), 인력양성, 창업지원, 개발기술 사업화, 마케팅, 네트워크, 기술이전 지도 등이다.
CAMP는 전자화자동차부품 예측 설계 및 시험평가 종합지원서비스를 구축했다. 예측 설계 및 ECU 개발장비, 부품개발응용장비, 환경내구 및 신뢰성 시험장비 등 총 34종, 33억원 규모의 장비가 갖춰져 있다. 특히 지난해 도입한 다용도 배광측정시스템은 대구경북지역 램프류 시험자 모임을 결성, 장비활용과 신제품개발 및 규격인증관련 기업애로 기술, 교육 등에 활용 중이다.
CAMP의 R&D사업은 크게 지능형 무인자동차 개발과 기존 자동차부품의 전자화를 통해 연료절감은 물론이고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인자동차개발은 지난 2007년 11월 국내 전기자동차 선두기업인 레오존(대표 이정용)과의 협력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를 통해 CAMP는 실제로 개발착수 1년 만인 지난 2008년 11월 지능형자율주행차 시연회를 가졌다.
당시 선보인 지능형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목적지만 설정하면 차량을 조작하지 않고도 차량 스스로 주행경로를 생성하고, 장애물을 피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CAMP는 이 차량으로 지난 4일 현대기아자동차가 주관한 제10회 미래차 기술공모전 무인자율주행자동차 연구경진대회 본선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끝까지 완주한 무인자동차는 단 6대 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지능형 무인자율주행차는 기계와 전자, 통신, 센서 등 각종 기술이 총체적으로 융합돼 있는 만큼 기술이전을 통한 산업의 전후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센서와 카메라와 같은 장애물 인식장치, GPS와 같은 자동항법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브레이크 등을 도로환경에 맞춰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접목돼 있다.
CAMP는 또 지난 2008년 3월 국내 최초로 지능형자동차 분야에 특화된 전문대학원을 설립했다. 대학원장으로는 독일 아헨공대의 석학인 발레토비츠 교수를 초빙했다. 내년 완공될 ITS 자동차주행시험장을 겨냥해 설립된 이번 대학원은 향후 영남권 R&D허브로 대구시 달성군에 조성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 내에 입주할 예정이다.
CAMP는 아울러 전국 자동차 관련 RIC 9개 기관 및 한국자동차공학회와 공동으로 전국 자동차부품 산학네트워크기관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완성차와 부품업체 간 효율적 협력체제 구축은 물론, 원리해석과 설계능력 강화, 개발기간 단축, 국제기술 동향, 신제품 기획 등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은 물론 국내 자동차부품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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