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불안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시각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긴급 소집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경제분야에서 단기적으로 금융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나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기간 내에 회복됐다”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북핵 리스크 등 수차례에 걸쳐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 요인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큰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유럽의 재정위기 등 해외 불안 요인과 우리의 대처에 따른 북한의 대응 등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만큼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는 북한 도발과 관련,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상황별로 시나리오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는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키로 하고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을 팀장으로 금융위원회와 지식경제부 등이 참여하는 비상대책팀을 가동키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이날 긴급 금융합동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영향을 점검했으며 한국은행도 ‘통화금융비상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해 금융시장 경색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어 24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 경제·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0.8%(15.4포인트) 하락했지만 연평도 포격사태는 시장 마감 직전 이뤄져 시간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이날 주가는 오후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가 장 마감시간이 다가오면서는 하락폭을 오히려 줄였다.
이에 따라 다음 거래 개시시점인 24일 아침 장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포격사태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장이 끝난 이후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물이 급락하고 환율도 급등했다”며 “24일 아침 증시에 일시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의 우려감과 불안감도 커졌다. 우리 군 병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 “군대에 있는 내 친구들 어떡하나” 등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연평도 사건’ 관련어로 도배됐다. 다음의 검색어 순위는 ‘연평도 폭탄’, ‘K-9 자주포’, ‘연평도 인명 피해’가 차례대로 1~3위를 차지했고 ‘진돗개 1호 발령’이 5위, ‘해병대 사망’이 6위를 차지했다.
경제계도 이번 북한측 도발 사태에 대해 강력 규탄하는 목소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북한의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응징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정부와 군은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여 북한이 추가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준엄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
권상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