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운 기자의 백투더 퓨처]1859년 11월 24일, 다윈 `종의 기원` 출간](https://img.etnews.com/photonews/1011/061805_20101124131050_183_0001.jpg)
뉴턴·갈릴레이와 함께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3대 과학자로 꼽히는 찰스 다윈. 그의 대표적인 이론인 ‘진화론’은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철학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반인에게는 중·고등학교 시절 생물시간에 배운 갈라파고스 섬의 핀치새가 섭식 습성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달라지는 것으로도 진화론은 인식돼 있을 것이다.
1859년 11월 24일은 다윈 진화론의 시작을 알린 저서 ‘종의 기원’이 출간된 날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관찰에 관심이 많았던 다윈. 그는 신학도의 길을 포기한 후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를 항해하고 온 이후에도 20여년 동안 방대한 증거와 자료를 수집해 종의 기원을 출간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당시 종교적인 믿음, 즉 모든 생물종들이 신에 의해 현재 보이는 대로 설계되고 창조됐다는 창조론을 부인하는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생물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탄생하고, 멸종한다는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창조자인 신의 위치는 물론이고 모든 종보다 우월한 인간의 지위도 무너지기에 종교계는 물론이고, 기존 학계도 거세게 반발했다.
당대 주류세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종의 기원’이 제시하는 신선한 시각에 매료된 사람들은 종의 기원의 가치를 옹호하고 지지했다. 가장 대표적인 이가 ‘다윈의 불도그’로도 불리는 영국의 동물학자 헉슬리,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 등이다.
‘종의 기원’은 출간된 지 150여년이 지났지만 생물의 진화론을 확립한 고전으로 꼽힌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변이의 원인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해 생존경쟁, 적자생존의 원리, 잡종이론, 발생학까지 진화론의 토대가 되는 모든 요소들을 기술하고 있다.
진화와 진보는 동일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 철학가들은 진화론을 곧 사회의 진보를 설명하는 원리로 받아들였다. 원시공동체부터 공산주의까지 사회의 진보를 제시한 칼 마르크스가 ‘종의 기원’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사회진화론은 19세기부터 20세기 사이에 각광받았으며, 영국의 철학자·과학자인 허버트 스펜서 그리고 월터 배젓, 미국의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 등이 사회진화론을 펼쳤다. 이들은 약자가 줄어들고 그들의 문화는 영향력을 상실하는 데 반해, 강자는 강력해지고 약자에 대한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종의 기원’에서 시작한 다윈주의는 자연과학을 넘어서 의학·철학·심리학·경제학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며 진화 중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