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안테나 시장 놓고 업체간 경쟁 치열

차세대 안테나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 간 기술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휴대폰 안테나 시장은 세트 업체의 판가인하 압력으로 지지부진했지만,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고성능 모바일 제품 등장에 따른 블루투스·GPS·NFC 등 고급 안테나 판매가 늘면서 연구개발 여력이 생겼다.

일반 휴대폰에는 메인 안테나·DMB·FM·블루투스 등 5~6개의 안테나가 탑재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스마트기기에는 GPS·NFC·LTE 안테나 등이 추가되고 있다. 향후 스마트기기에 장착되는 안테나 수는 13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NFC 안테나는 전자결제 시스템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일반 안테나보다 5배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노키아가 신규 스마트폰 모델에 모두 적용하기로 했으며, 애플도 아이폰5에 NFC 안테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테나 업체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 업체들은 고급 안테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소재·설계·공정 등 요소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MW는 주파수 수신 효율을 높인 메타머티리얼 설계 기술을 개발한데 이어 모바일 기기 케이스 내부에 스티커 형태로 부착하는 안테나 개발에 성공했다. 스티커형 안테나는 자체 개발한 페라이트 시트 소재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동안 3M이 독점 판매해온 페라이트 시트는 통신 수신감도를 높이는 기능을 한다. EMW는 5년에 걸친 연구개발로 페라이트 시트 복합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칩 부품 전문업체 아모텍도 자체 개발한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안테나, 적층형 안테나 등 초소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이미 안테나 매출 비중의 절반 정도가 고급형 GPS 안테나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노트북·LTE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파트론은 공정 경쟁력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파트론은 올해 휴대폰 안테나 물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최고 수준의 공정 경쟁력 덕분이다. 최근에는 안테나 사업을 저부가가치 제품인 금형 안테나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블루투스·와이파이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특히 갤럭시S와 갤럭시탭에 안테나를 공급하면서 고급 제품 물량 확보에 나섰다. 또 휴대폰 배터리 케이스 일체형 안테나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스마트기기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필름 타입으로 회로를 구현한 일체형 안테나는 디자인 및 성능 등에서 이점이 많아 스마트폰 업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병규 아모텍 사장은 “현재 전체 휴대폰 시장의 90% 이상을 메탈 안테나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로 내부 공간 효율성이 높은 적층형, 케이스 일체형, 초소형 안테나 등이 메탈 안테나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