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업체, 주요 공급업체별로 희비 갈려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의 3분기 실적이 주요 공급처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실적 호조와 스마트폰 확산으로 주문물량이 크게 늘어난 곳이 있는 반면 일부 기업은 주요 고객사의 사업 악화로 실적이 악화됐다.

28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체, 휴대폰 등의 기초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의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업체별로 크게 엇갈렸다.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낸 곳은 인터플렉스다. 인터플렉스는 3분기까지 매출 2918억원, 영업이익 258억원, 당기순이익 26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작년 한해 거뒀던 실적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앞선 것이다. 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매출은 44.3%, 영업이익 165%, 순이익이 80.8%가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이 회사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된 데는 이 회사가 하반기부터 애플 아이폰용 PCB를 공급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텍 역시 올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3분기까지 매출 4207억원, 영업이익 640억원, 순이익 521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작년 대비 15.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76.3%, 73.0%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 회사의 반도체용 PCB 매출이 큰 폭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비에이치플렉스는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줄었다. 매출액은 780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억원과 3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 67.9%, 순이익 93.1% 각각 감소했다.

엑큐리스 역시 올해 이 기간 매출이 770억원으로 작년 809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양사의 공통점은 LG전자의 휴대폰에 주로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란 점이다. 양사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주문량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디지털·통신기기에 적용되는 PCB 업종의 특성상 업체별 주요 공급처에 따라 실적 차가 두드러졌다”며 “휴대폰의 경우, 스마트폰의 확산에 발맞춰 세트기업이 전략 제품을 내놓고 있어 향후 전반적 부품 공급량 증가는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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