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이동식 응집 · 여과 처리시설 개발

GS건설이 개발한 이동식 응집 · 여과 처리시설.
GS건설이 개발한 이동식 응집 · 여과 처리시설.

건설현장에서 가장 큰 골칫덩어리 중 하나는 의외로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다. 그것은 바로 흙탕물이다. 특히 지하수가 풍부한 우리나라는 조금만 땅을 파도 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건설사들은 이 물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GS건설은 지난 6월 흙탕물 없는 환경친화적 토목공사를 가능하게 하는 ‘이동식 응집·여과 처리시설’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GS건설 기술연구소 김효상 박사팀이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에 성공한 이 기술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조성 사업과 부항댐 조성 공사에 장기간 적용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흙탕물은 단순히 물과 흙만 섞인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기준치보다 30배에서 최대 100배나 많은 부유물질이 포함돼 있어 여과 과정 없이 강물이나 양식장 등으로 흘러들 경우 생태계 오염과 물고기 폐사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민원이 발생하면 손해배상이나 공사기간 지연 등으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더욱 많은 오탁수가 발생했다.

지금까지는 공사시 나오는 흙탕물을 처리하기 위해 소형 연못을 파서 물을 가둬놓거나(침사지), 작은 임시 댐(체크댐)을 건설하고 오탁 방지막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거나 미립자 성분을 처리하지 못하는 등의 근본적인 한계를 노출해왔다.

GS건설이 개발한 이동식 응집·여과 시설은 1차로 조립식 침전조를 포함하는 고속응집·침전 시설을 이용해 흙탕물을 처리함으로써 현장 시공성과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친환경 응집제를 사용해 조립식 침전조에서 처리된 흙탕물은 90%의 처리효율을 자랑하며 처리용량도 시간당 120톤에 달한다. 친환경 응집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잔류 독성이 없어 처리 후 남는 슬러지를 별도로 처리할 필요가 없다.

침전조에서 1차로 걸러진 흙탕물은 가압식 여과 처리 시설로 보내져 추가 처리하게 된다. 이중 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수질 오염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처리 시설들은 차량에 실어 어디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기동성과 시공능력을 자랑한다.

김효상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이동식 응집·여과 시설은 각종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흙탕물을 처리하는데 적용될 수 있으며, 미세 입자까지 처리 가능해 하천의 수질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