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갤럭시s의 경쟁자는 코카콜라다

갤럭시s의 경쟁자는 코카콜라다?
갤럭시s의 경쟁자는 코카콜라다?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되고 난 뒤 언론과 소비자는 ‘경쟁자’를 찾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제품 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빤히 쳐다보며 ‘왜 이런 제품을 내놓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똑똑한 휴대폰인 아이폰의 경쟁자는 당연히 또 다른 휴대폰 제조회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아이폰의 경쟁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만이 아니었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회사는 물론이고 게임콘텐츠, 전자책(e북), 다이어리 제작사 등 전 산업에 걸쳐 있었다.

‘갤럭시s의 경쟁자는 코카콜라다’라는 엉뚱한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같은 시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던진다. 독자에게 시장을 좀 더 멀리 보라고 주문한다. 아이폰의 경쟁자는 또 다른 휴대폰 회사가 아니라 아이폰이 바꿔 놓은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의 일원 모두가 될 수 있다는 식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과거 필름회사의 경쟁자는 또 다른 필름회사였다. 지금은 아득하지만 코닥, 아그파, 후지 등이 치열하게 해당 시장에서 경쟁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인해 현재는 시장 자체가 사라졌다. 또 다른 예다. 은행의 경쟁자는 은행일까. 물론 은행의 경쟁자는 1차적으로는 다른 은행이다. 하지만 최근엔 막강한 점포 수를 자랑하는 유통회사가 편의점 은행업무자동화기기(ATM) 등 전혀 새로운 이익 구조로 은행업에 뛰어들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전 일본 대표였던 저자는 기업들이 같은 업계에서만 경쟁한다고 생각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 비전으로는 어떤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의 이런 주장은 수십년간 산업을 바라보면서 수집한 사례를 통해 방증된다. 그는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대에 나타나는 치열한 경쟁을 ‘이업종 격투기’라고 부르며 구조를 설명하고 그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제는 경쟁의 상대도 다르고 경쟁을 구성하는 판도 달라졌다”며 “시각을 완벽히 다르게 하지 않으면 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치다 카즈나리 지음. 이서연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1만2000원.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