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가 올해 부산에서 예상외의 흥행을 거두면서 내년 대구 유치는 더욱 힘들어졌다.
게다가 대구시도 지스타 유치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산업의 패권이 부산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특히 이번 지스타에서 부산시는 수도권 게임기업 12곳을 유치하면서 그마나 앞섰던 게임기업 수에서도 부산에 밀리게 됐다.
대구시는 지스타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지난 2008년 게임기업 등 산업적 인프라부문에서는 앞섰지만 행사 장소로써 대구EXCO가 협소하다는 등의 이유로 부산에 내 줄 수밖에 없었다.
내년 5월 EXCO의 확장 개관으로 장소의 걸림돌은 현재 사라졌지만 문제는 대구시의 예산 부족과 유치 의지다.
내년도 지스타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난 8월쯤 이미 내년 지스타 개최를 염두한 예산을 확보했어야 했다. 그러나 예산을 한 푼도 준비하지 못한 시로서는 추경예산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구시의 유치 의지로 볼 때 추경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사실상 대구가 지스타를 개최하려면 부산이 올해 지스타에 투입한 10억여원 이상의 사업비를 내놓아야하지만 부족한 시 재정상 예산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 지스타 유치에 관심도 있고 검토도 하고 있지만 일회성 행사에 1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결국 예산 부담 때문에 지스타 유치에 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설령 지스타를 유치하더라도 부산 이상의 흥행을 거두기에는 역부족이다.
대구시는 매년 가을에 개최해온 게임 중심의 문화콘텐츠 전시회인 e펀을 내년에는 케이블TV쇼와 합쳐 5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년간 개최해 온 e펀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면서 지난해 말 유치한 케이블TV쇼와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힘들어진 지스타 유치, 10년간 개최해온 e펀의 통폐합, 예산 부족을 내세운 지자체 등 삼박자가 대구의 문화콘텐츠산업을 표류하게 만들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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