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병증성 통증과 학습 · 기억 메커니즘 규명

신경병증성 통증과 학습 · 기억 메커니즘 규명

국내 연구진이 현대인의 만성질환인 ‘신경병증성 통증’의 발병원인과 완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강봉균 서울대 교수(기억제어연구단장)의 주도로 민주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그라함 콜링리지 서울대 뇌인지학과 WCU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2일 대뇌 전대상피질(ACC)의 인산화 효소에 의해 시냅스 간의 신호전달이 강화되면 신경병증성 통증이 발생하고, 이 효소의 활성이 억제되면 통증도 완화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ACC는 감정반응, 학습·기억의 인지기능 및 통증과 관련한 부위다.

신체의 손상이 아닌 신경세포의 손상 또는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은 당뇨병의 합병증, 알코올 중독 환자의 말초 신경통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뚜렷한 치료법도 없다.

연구진에 따르면 신경병증성 통증은 감각신경세포의 손상으로 인한 장기적인 자극에 의해 대뇌의 전두피질에서 시냅스 간 신호전달이 강화되면서 발생한다. 이는 학습과 기억 등 인지기능의 메커니즘과 같다.

연구진은 인산화효소의 하나인 ‘PKM제타’의 활성이 기억과 마찬가지로 신경병증성 통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를 억제하면 통증도 완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쥐에게 신경병증성 통증이 유발되면 통증을 담당하는 ACC에서 PKM제타의 활성이 증대되고, 이를 억제하면 증가된 시냅스 강화 현상도 완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PKM제타 억제제를 주입하면 통증이 현저하게 완화되는 현상도 관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지 12월호에 게재됐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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