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최고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4만723대를 판매해 지난해 11월보다 판매량이 45% 늘어났다고 1일 발표했다. 이 실적은 역대 11월 판매 신기록이다. 증가율 역시 지난달 미국 내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기아차(48%)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미국 내 전체 판매대수가 49만3426대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23% 증가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5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아차 역시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기아자동차 미국법인(KMA)은 작년 11월보다 48.2% 늘어난 2만6601대를 지난달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기아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도 작년보다 16.8% 증가한 32만5824대로 집계돼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 기록을 넘어섰다.
두 회사를 합친 11월 전체 판매량은 6만7324대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두 회사(현대차그룹 전체)의 지난달 미국 시장 내 월간 시장점유율은 7.7%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6.2%)보다 1.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 시장점유율이 3.8%에서 4.7%로 1.0%포인트 가까이 늘었고 기아차 역시 3.0%로 전년 동기(2.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1~11월까지 누적 점유율 역시 현대ㆍ기아차 합쳐 7.8%로 전년 동기(7.2%)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 닛산자동차 시장점유율(7.8%)과 같은 수치다.
올해 들어 전체 미국 시장 누적 점유율도 8.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추세를 볼 때 현대ㆍ기아차의 전체 올해 판매량은 9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 시장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핵심 차종들의 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경쟁업체가 주춤하면서 반사이익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북미팀 관계자는 "상품경쟁력과 함께 브랜드 시장 인지도가 상승한 것이 미국 내 판매를 크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딜러들의 경쟁력도 크게 개선되고 투자도 늘고 있다"며 "일시적인 밀어내기 등은 전혀 시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런 미국 내 차 판매 신장세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경우 차종별로는 투싼과 쏘나타, 엘란트라가 작년보다 각 243%와 72%, 41% 늘면서 판매 신장을 견인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 1월 출시 후 11개월 연속 전체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쏘렌토를 비롯해 쏘울과 스포티지, 포르테 등 신모델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다른 주요 업체들도 지난달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자동차는 20%, 크라이슬러가 17%, GM이 12% 등 미국 자동차 3사가 모두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의 혼다와 닛산자동차는 작년보다 각각 21%와 27% 판매량이 늘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현대차그룹에 비해서는 판매 증가율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도요타는 유일하게 판매량이 3% 감소해 잇단 리콜 사태 후 미국 소비자 신뢰를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전체적으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87만3407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17% 늘어났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045만대에 달해 지난해 전체 판매량(1043만대)을 넘어섰다.
[매일경제 김경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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