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ES, 삼성ㆍLG 오너 경영인 대결장 되나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세계 최대의 멀티미디어 가전박람회인 내년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삼성과 LG 오너 경영인 간의 대결이 펼쳐지는 장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에는 7년 만에 다시 오너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복귀한 이후 처음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1`에는 삼성과 LG의 오너 경영인이 대거 출동해 치열한 홍보·마케팅전을 펼칠 예정이다.

창사 이후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지난 10월 `구원투수형` CEO로 전격 투입된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행사를 챙기면서 명예회복의 장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오너 경영인이 CES 행사를 참관하는 것은 구 부회장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CEO 시절이던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구 부회장이 내년 CES 행사에 갈 가능성이 높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도 CES가 `LG가(家) 후계자`인 구광모(32) LG전자 과장의 데뷔 무대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뉴저지 법인에 근무 중인 광모 씨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예정된 이재용 부사장이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 CES를 참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세계 IT업계의 최신 동향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IT기업의 CEO들을 만나는 자리가 되기도 하는 CES 행사를 각별히 챙겨 왔다.

올 초 열린 CES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두 딸인 이부진ㆍ이서현 전무가 행사장에 나타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2007년부터 매년 CES에 갔던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내년에도 참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올해에 이어 내년 행사도 참관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LG필립스LCD CEO를 하던 시절 LCD 사업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대립각을 세웠던 구 부회장이 LG전자 경영을 맡고서 처음으로 열리는 내년도 CES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도 7년 만에 오너경영 체제로 복귀했고, 삼성전자도 이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직후 맞이하는 중요 행사라는 점에서 내년도 CES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CES에서는 삼성과 LG를 비롯한 글로벌 IT기업들이 다양한 모델의 태블릿PC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태블릿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