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확산으로 칩 부품간 `융합` 빨라진다

스마트 전자기기의 활성화로 칩 부품 간 융합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은 얇고 작은 디자인을 띄고 있지만 다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내부에는 고집적 회로들이 장착된다. 공간적·기능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세트업체들은 부품업체에 더 작고 복합적인 기능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소형 다기능 부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최근 전자차폐(EMI) 필터 기능과 정전기 방어 기능을 합친 복합 세라믹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 정전기로 인한 반도체 손실을 방지하는 칩 바리스터에 전자차폐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기존 휴대폰에는 수 십개의 칩 바리스터가 내장되지만, 복합 세라믹 제품을 적용하면 그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일본 TDK도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이 업체가 한 발 앞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테나 업체들은 주파수 부품 간 융합을 위해 소재 및 설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휴대용 스마트기기에는 DMB·블루투스·GPS·RF 등 5~6개 안테나가 내장된다. 그런데 LTE(Long Term Evolution)·NFC(Near Field Communication) 등의 기능이 추가되고 있어 향후 주파수 부품은 1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개의 안테나가 한 개의 주파수만을 커버하면서 스마트 기기 내부 공간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트업체들은 한 개의 안테나로 2~3개의 주파수 부품 기능을 대체하는 듀얼, 트리플 밴드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EMW·파트론·아모텍 등 휴대폰 안테나 업체들은 수신도가 높은 소재 적용을 검토하고, 듀얼·트리플·쿼드밴드 제품 구현을 위해 설계 기술 확보에 돌입했다. 듀얼·트리플 밴드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신감도가 높은 소재와 높은 수준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 구동칩과 햅틱 구동칩이 일원화된 제품도 출시됐다. 햅틱은 손가락으로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진동모터가 작동해 촉감으로 감지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이미지스테크놀로지는 햅틱 구동칩에 감압식 터치칩을 일원화한 제품을 올해 상반기 출시한 바 있다. 이 업체는 올해 안에 햅틱 구동칩에 정전용량 방식 구동칩을 일원화한 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터치스크린 시장은 정전용량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아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성능이 좋은 부품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기기 내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융합 부품에 대한 수요는 스마트기기 시장 속도에 비례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