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협력사에 보안 강화 드라이브

기업기밀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내부 정보보호 체계를 갖추도록 독려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스마트 워크 도입에 따른 민감한 기업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공문을 발송, 협력업체에 내부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을 도입토록 유도하는 등 보안 관리 범위를 본사에서 협력사로 대폭 확대하고 있다.

LG전자의 협력사는 워터월시스템즈의 데이터유출방지(DLP) 솔루션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LG전자 MC연구소는 200개 중소 협력사에 내부 보안 경계령을 내렸으며, 서초디자인센터도 100여개 중소 협력사에 보안 강화 대책을 수립토록 했다.

이종성 워터월시스템즈 사장은 “대기업에서 협력사 대상으로 주기적인 보안감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협력사들도 정보유출방지 솔루션 도입에 더 이상 무관심할 수 없다”며 “대기업의 보안 정책에 맞추기 위해 협력사들이 내부 보안 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파수닷컴의 문서보안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을 다수 도입, 사용 중이다. 조규곤 파수닷컴 사장은 “제조사에서는 DRM을 구축한 협력사에 보다 높은 점수를 매겨 상호 경쟁에서 우위를 둘 수 있게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도 마크애니의 문서보안 DRM 솔루션을 도입해 기업 전반의 문서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최근 보안 강화를 위해 내부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을 갖추라고 협력업체에 공문을 내려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내부 보안 강화를 독려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나 보안 솔루션 전반을 지원해주는 방식은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협력업체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보안 업체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내부 보안을 강화하라고 지시만 내릴 뿐 자금 지원에는 무관심한 탓에 소프트웨어 등 영세 협력사는 난감해 하고 있다”며 “상생 차원에서 대기업이 협력사의 보안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