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대폭 인사, 전자 인사 태풍 신호탄

‘뉴 삼성호’가 출항했다. 발탁 인사로 사장단 연령대를 크게 낮춰 이전보다 훨씬 젊어졌다. 혁신적이면서 성과지향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층 강해졌다. 부사장단을 대거 포진하면서 미래를 위한 조직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젊고 혁신적인 기업을 모토로 삼성이 물갈이에 버금가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도 ‘태풍급’ 인사와 조직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14, 15면>

삼성은 3일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등 9명을 포함한 연말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로 이재용 부사장·이부진 전무가 각각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 시대’ 막이 올랐다. 1년차 미만 부사장과 외부 영입 인사 출신이 사장단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젊은 삼성’으로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실제로 삼성 신임 사장단 평균 연령은 지난해 53.7세에서 51.3세로 더 낮아졌다. 삼성 사장단 전체 평균 연령 역시 57.9세에서 55.8세로 변했다.

성과를 낸 인재는 대거 발탁했다. 김재권·고순동·김신 사장도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재권 부사장은 삼성LED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고순동 부사장은 삼성SDS 대표 사장으로, 김신 부사장은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 사장에 내정됐다. 2007년 GE에서 영입한 최치훈 사장에 이어 AT&T와 TI를 거쳤던 우남성 부사장, IBM 출신 고순동 부사장 등 외부 인사도 과감히 끌어 올렸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와 강호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도 올해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강호문 대표이사 사장은 중국 본사를 맡게 됐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 일등공신이었던 반도체 부문도 전동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최대 승진자를 냈다.

특히 그룹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인사와 조직 개편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표면적으로 ‘최지성-이재용 투톱’ 체제지만 부사장에서 승진한 이재용 신임 사장의 입지가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조직 혁신을 주도하며 이 회장이 얘기해온 ‘젊은 조직’을 만드는 데도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파격적인 발탁 임원 인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그동안 최 부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온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 장원기 LCD사업부 사장,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 등 대부분 참모가 유임됐다.

그러나 사장단 인사에서는 1년차 미만 부사장이 대거 전진 배치되는 등 쇄신 차원의 인사가 단행되고 40대 초반 젊은 이재용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내 젊은 임원 발탁 등 후속 임원 인사는 중폭 이상이라는 관측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