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고점 앞두고 `펀드붐` 재연 조짐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향해 치솟는데도 국내주식펀드에 자금유입이 이어져 펀드붐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 1,900~1,950선대 환매율이 50% 가까이 상승한 가운데 자금의 기조적 순유입 시기는 올해 4분기 내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940선대에서도 순유입‥3년來 최고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에 육박하는 랠리를 지속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순유입 지수대도 점점 상승해 1,940선대에서도 유입되는 자금이 환매되는 자금보다 많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 1,940선대에서 국내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순유입은 2007년 12월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당초 지난달 초 코스피지수가 1,940선대에 턱걸이했을 때는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졌지만, 지난 19일 재차 1,940선대를 탈환했을 때는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 17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후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따른 지수 조정으로 순유입을 이어온 국내주식펀드 자금은 코스피지수가 1,950선을 탈환하자 다시 순유출로 전환했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올들어 설정과 해지 자금의 흐름을 보면 3분기까지 펀드 해지액은 최고 5천억원까지 변동의 진폭이 컸고 코스피지수 상승시 이탈규모가 최고 5천억원까지 급격히 증가했는데, 최근에는 해지 규모의 변동성이 작아지고 규모도 최고 3천억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15일 이후 14거래일간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순유입을 이어가면서 4천322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코스피 1,950선대 이하 환매율 58%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손바뀜을 거쳐 코스피지수 1,950선대 이하의 환매율은 58%까지 상승했다.

현대증권이 2002년 6월에서 작년 3월까지를 국내 주식형펀드 유입 구간으로, 2009년 4월부터 지난 1일까지를 유출 구간으로 보고 같은 지수대에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의 비율을 계산한 결과다.

지수대별 환매율을 보면 1,800~1,850선에서는 34.0%, 1,850~1,900선은 43.6%, 1,900~1,950선은 46.0%, 1,950~2,000선은 7.2% 가량된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순유입 포인트가 높아져 기존에 펀드에 들어왔던 자금의 손바뀜 내지 환매가 끝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50~2,000선 사이 국내 주식형펀드에 들어왔던 자금은 3조4천843억원, 2000선 이상에서 국내 주식형펀드에 들어왔던 자금은 4조2천146억원이다.

◇내년 펀드붐‥2007년 규모 넘어설까.

이같이 환매가 순조롭게 이뤄지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상승해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추세적 순유입으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펀드붐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대우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식형펀드로는 1994년 기관화를 바탕으로 한 블루칩 장세가 전개된 1차 펀드붐 때 6조1천억원,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이 불었던 2차 펀드붐때 66조8천억원, 2005~2008년 3차 펀드붐때 96조9천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바 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2009년 3월 이후 강세장에서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순매수하는 동안 국내 가계 자금은 줄곧 주식시장에서 이탈했지만 내년에는 국내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순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펀드 열풍이 불었던 시기의 공통점은 절대 저금리, 부동산시장 안정, 주가상승 후행성인데, 현재 증시 주변 여건이 그때와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오센터장은 "환매가 순조롭게 마무리돼 내년에는 국내주식펀드로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하지만 펀드에 투자했다 금융위기 때 한번 데인 경험이 있고, 이번 상승랠리가 2005~2008년 상승장처럼 길게 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전 국내 주식형 펀드 최고 수준인 143조원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