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광주시 주성엔지니어링 본사 입구 주성교를 건너 안으로 들어서자, 사방이 유리로 둘러싸인 큐브 형태의 자그마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볼 때는 불투명한 창이었지만, 바짝 다가서니 거실처럼 꾸며진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주성을 찾는 방문객의 눈길을 끌고 있는 국내에서 하나뿐인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전용 홍보관이다.
이 홍보관은 건물 1층 높이에 25㎡(약 7.6평) 넓이로, 3개 벽면과 천정에 모두 24개의 BIPV 창호가 설치돼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은 홍보관 내부의 난방기기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에 공급된다. 박막 태양전지 장비 사업을 확대하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홍보관은 단순해 보이지만 세계적 수준의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장비 기술이 적용됐다. 물론 주성엔지니어링의 독자 기술이다. 홍보관에 적용한 BIPV 창호는 일본 경쟁사보다 효율은 30%가 높지만, 가격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 경쟁사의 모듈이 100원이라면 주성의 모듈은 30원이라는 얘기다.
BIPV 모듈은 투명한 유리기판에 태양전지 역할을 하는 물질을 여러 겹 입혀서 만드는데, 이 가운데 한 물질이 빛의 투과를 가로막아 유리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이를 부분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경쟁사는 레이저를 이용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높은 열 때문에 손상을 입어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주성은 제거하지 않아야 할 부분에만 선택적으로 스크린 프린팅을 한 후, 이를 특수 용액에 넣어 나머지 부분을 녹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덕분에 BIPV 창호의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홍보관의 빛 투과율은 20%로 제작됐으며, 내부에서 창밖을 보는 데 어려움이 없다. 선팅한 차량 내부는 밖에서 안이 잘 안보이지만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성을 방문한 고객들의 홍보관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주성은 이에 따라 태양전지 사업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장비 기술을 소개하는 데 BIPV 홍보관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강형동 부사장은 “국토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는 태양광 발전을 위해 건물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특히 창문을 이용한 BIPV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홍보관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