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말연초에 금융권 고위 각료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을 전후에 중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에 대한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부처 개각 시기와 관련해 여권 내에서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개각이 예상보다 앞당겨져 전격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15일부터 25일까지 이뤄지는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난 이후 연말 분위기로 느슨해질 수 있는 공직 기강을 개각으로 다잡아 집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을 다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 인사 방향은 국책은행이나 금융공기업 인사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당수 시중은행도 내년 초 대규모 CEO 인사가 예정돼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KB금융지주 등을 중심으로 관치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이번 인사도 정부 입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 은행장 인사에도 사실상 관여하는 만큼 청와대 의중이 중요하다"며 "이번 금융권 인사는 정권 초기 관치 논란을 벗어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장은 진동수 현 위원장이 타 부처 장관 후임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교체론이 불거졌다. 워낙 금융위원장을 노리는 인물이 많아 유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임으로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최중경 경제수석 등이 거론돼 왔지만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 인사 스타일상 쉽게 참모진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G20 준비위 기조단장을 지낸 이창용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필두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지만 개각이 있으면 금융위원장으로도 거론돼 후임 인선에 관심이 높다. 후임으로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위원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권 부위원장은 TK 출신이라는 점이, 김 수석부위원장은 현 정권과 특별한 `연줄`이 없다는 점이 변수다
이달 임기가 끝나는 윤용로 기업은행장 교체도 유력하다. 연봉 4억원을 넘는 금융공기업 `노른자위`인 기업은행장에는 통상 금융위 부위원장이나 금감원 수석부원장 출신이 임명돼온 전례로 볼 때 권 부위원장이나 김 수석부원장이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첫 행원 출신 행장으로 조준희 전무(수석부행장) 발탁 기대감도 있다.
아직까지는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그룹 최고경영자 인사도 내년 초 실시된다. 우리금융에 가장 큰 변수는 민영화다. 이팔성 회장은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독자 민영화가 성공하면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뚜렷하게 다른 후보가 거론되지 않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이종휘 행장 후임으로는 내부 출신 인사가 대거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이순우 수석부행장과 윤상구 지주 전무가 거론되는 가운데 김정한 지주 전무, 김희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송기진 광주은행장,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사장 등도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있다.
신한 역시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퇴진이 이뤄진 만큼 대규모 CEO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장 후보로 외부 출신 인사는 김석동 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등이 거론된다.
사장과 은행장 후보로는 전ㆍ현직 계열사 사장단이나 임원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범수 신한지주 부사장, 위성호 신한지주 부사장, 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다.
외환은행도 하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행장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일경제 이창훈 기자/김태근 기자/손일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