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후 13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정한 새로운 국제수지 매뉴얼(BPM6)을 적용한 결과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경상수지가 32억달러 흑자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과거 매뉴얼에 따르면 2008년 경상수지는 57억8천만달러 적자였지만 이번에 흑자로 계산되면서 우리나라는 1998년 이후 올해까지 13년째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다만 지난해 사상 최대로 나타났던 경상수지 흑자액(426억7천만달러)은 대폭 줄어든 327억9천만달러로 수정됐다. 연간 300억달러 돌파가 무난한 것으로 여겨지던 올해 10월까지의 흑자액도 290억달러에서 231억7천만달러로 줄었다.
이는 주로 새로운 매뉴얼에서 선박수출 계산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선박수출 대금은 보통 2년6개월에서 3년 사이에 5차례가량 나눠 받는데, 종전에는 국내 조선사가 선주에게 선박을 인도하는 시점에 수출액으로 잡혔지만 이제는 대금이 지급되는 각각의 시점에 맞춰 수출액으로 잡힌다는 것이다.
한은 경제통계국 노충식 차장은 "선박수출에 따른 외화자금 흐름이 실제를 반영하면서 2000~2008년 경상수지는 개선되고 지난해와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상당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선박수출의 계산방식이 바뀌면서 우리나라의 신인도를 크게 좌우하는 대외채무 규모도 줄게 됐다.
그동안 선박수출 계약으로 미리 받은 돈(선수금)을 선박 인도 시점까지 채무(무역신용)로 간주했던 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3천660억2천만달러로 종전 기준(4천153억8천만달러)과 비교해 500억달러 가까이 줄게 됐다.
이 밖에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서비스수지는 직접투자로 분류되던 해외 건설공사가 서비스수지의 건설서비스 항목으로 옮겨지면서 전체적으로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