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TV와 사이언스지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모노 호수의 극한 환경 즉, 우리에게 독극물인 비소(Ar)를 먹고 살아가는 미생물인 ‘GFAJ-1 박테리아’를 발견하고 이를 배양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지구와 판이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모든 빛을 99.5% 흡수하는 가장 검은 물질인 탄소나노튜브(CNT) 코팅제를 발견했다. 이는 아무리 작은 행성에서 오는 미세한 빛도 잡아냄으로써 외계 생명체를 추적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이다.
NASA는 1998년도부터 우주생물학의 로드맵을 만들어 연구해왔다. 그 가설과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어느 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시작됐다면 그 생명체는 다른 행성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행성 간 생명체의 유입’이다. 둘째, 지구에서 서식하는 생명체 이전의 생명체나 다른 원리로 살아가는 생명체를 외계 행성 또는 지구에서 발견하면 생명체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 셋째, 지구의 생물학을 넘어 우주의 생물학 즉 화성의 물, 운석의 성분, 은하의 먼지, 블랙홀의 바람 등 외계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물질에 숨어 있는 화학과 물리학도 연구하자는 우주생물학이다. 이 우주생물학은 우주의 생명체는 지구의 생명체와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가 생물 시간에 배운 생명체를 이루는 필수 6대 원소 중 인(P)은 DNA와 RNA 등 염기를 화학적으로 결합해주고 단백질 등 생명체의 기본 성분과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그런데 NASA가 발견한 GFAJ-1박테리아는 비소가 인의 역할을 한다. 인과 비소는 주기율표상 같은 15족에 속하지만 독성이 있는 비소가 이 박테리아의 단백질·지질·핵산, 그리고 DNA에서 발견됐다. 기존의 생물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이는 NASA의 예고대로 지구에 사는 우리 인간에게는 정말로 중대한 발표였다. 외계 생명체의 발견을 기대한 네티즌은 실망했지만 NASA가 추진해온 우주생물학의 세 가지 가설과 목적에 부합되는 연구 결과기 때문이다. 먼저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이 아니라 50년 동안 물과 결별한, 비소가 가득한, 모노 호수의 진흙 더미 속에서 비소 박테리아를 찾아냈다.
지구의 생명체를 구성하는 화학 및 물리 원리와 다른 원리로 살아가는 생명체를 찾아낸 것이다. 이는 진화 법칙에 따라 지구의 생명체가 다른 행성으로부터 유입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반대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낯선 생명체가 지구 곳곳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또 외계의 생명체는 지구의 생명체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외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와 같은 행성은 우리 은하계에 10의 10승개, 그리고 이 우주에는 10의 21승개로 추정된다. 그만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신기한 마술은 우리 한국이 아니라 항상 미국에서 온다. 열받지 마시고 휘청거릴 것이 아니라 2010년 12월의 마지막이 다 가기 전에 외계인이나 외계 생명체를 주제로 한 SF영화 한 편을 보자. 우리의 생명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가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 wycha@studybusin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