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삼성 `젊은 차세대 리더` 확정

490명 임원 승진 `사상 최대`

미래 삼성 `젊은 차세대 리더` 확정

삼성그룹이 ‘미래 삼성’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확정했다. 이재용 사장 승진으로 3세 경영 기틀을 마련한 삼성은 ‘미러를 키워드로 역대 최대 규모인 490명의 승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은 인사와 관련해 능력 위주 인사로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대원칙을 다시 확인했으며 특히 발탁 인사와 연구개발 인력 승진 폭을 크게 넓혀 ‘뉴 삼성’을 위한 신진 인력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관련기획 14∼15면

8일 삼성그룹은 부사장 30명, 전무 142명, 상무 318명 등 총 490명 임원 승진을 골자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규모는 역대 최대였으며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을 크게 늘려 삼성 경영을 이끌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삼성은 승진 인사에 이어 보직 인사를 연이어 실시한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늘(9일) 보직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삼성은 미래 삼성을 담보할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승진시켰다. 석·박사급 임원 인력도 크게 늘려 초일류 기업에 맞게 임원의 질적 구조를 고도화했다. 신임 임원 중 R&D 인력은 1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은 2008년 R&D 승진 인력을 전체의 27%(44명)에서 2010년 25%(65명)에 이어 올해 31%까지 끌어올렸다. 석·박사 인력도 2010년 90명(35%)에서 126명(40%)으로 크게 늘렸다.

발탁 인사도 크게 늘렸다. 부사장으로 발탁된 인사로는 이건희 회장 딸과 사위인 이서현 전무와 김재열 전무 외에, 메모리 생산성과 수율을 대폭 개선한 박동건 삼성전자 전무, 법인 매출을 1년 만에 두 배로 성장시킨 홍완훈 전무가 승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30대 임원도 작년에 이어 3명이 나왔다. 최연소 임원은 스마트폰 디자인 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이민혁 수석(38세)이 차지했다. 삼성TV 제품 디자인 개선에 큰 공을 세운 양준호 삼성전자 수석과 물류 프로세스를 혁신한 문성우 삼성전자 부장도 30대에 임원이 됐다.

여성 중에서도 기여도가 높은 인력을 과감히 승진시켰다. 신임 상무 5명을 포함해 총 7명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자 이서현 전무를 비롯해 김유미 삼성SDI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송영란 삼성전자 부장, 박희선 삼성전자 부장, 이지원 삼성SDI 부장, 김영주 삼성SDS 부장, 이재경 삼성증권 부장 등 5명도 상무 자리에 올랐다. 모두 내부 승진으로 그간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던 삼성의 금기를 또 한 번 깼다.

외국인 승진자도 실적을 토대로 임원에 올랐다. 오마르 칸 삼성전자 미국 휴대폰 법인 시니어 VP(본사 부장급)를 비롯해, 중국과 독일·태국·인도법인에서 7명이 상무로 승진했으며 휴대폰과 반도체·생활가전·R&D 등 골고루 분포됐다.

삼성 관계자는 “성과가 있는 곳에 승진이 있다는 삼성식 인사 원칙을 실천한 것”이라며 “최고의 경영 실적을 거둔 성과를 반영해 사상 최대 규모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장단에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젊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대거 중용했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