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터키 원전 수주가 잇달아 삐걱거리면서 원자력발전 설비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1년 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원전 수출 계약 체결이 전무한 상태다. UAE 원전 수주 이후 많은 국가와 원전 수출 계약 체결을 시도했지만 현실화된 것은 한 건도 없다. UAE 원전 수주 이후 원전 수출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원전 수출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우선 터키 시노프 원전 수주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터키와 일본이 이달에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타네르 일디즈 터키 에너지ㆍ천연자원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한다. 시노프 원전은 560만㎾의 전력을 생산하는 대규모 원전 사업으로 공사액은 200억달러로 예상된다. 일본 언론들은 올해 말까지 양국 장관이 원전 건설을 위한 포괄적 협력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에는 한국전력공사가 리투아니아 원전 계약을 철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리투아니아 원전은 한국과 프랑스가 최종 협상 후보자로 선정된 뒤 프랑스가 먼저 입찰을 포기했고 한전마저 지난주 입찰을 포기했다.
최근 원전 수주 협상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과 관련해 관련 업계에서는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UAE 원전 수주 당시 한국 측이 상상하기 힘들 만큼 과감한 지원을 한 것이 다른 원전 발주국들의 눈높이를 높였다는 시각이다. 최근 터키와의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발주국들이 너나없이 발주 가격을 후려치거나 과도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터키 시노프 원전이 막바지 계약 체결 과정에서 틀어진 것도 바로 가격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원전도 리투아니아 측이 지나친 요구를 했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산됐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원전 수주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다른 경쟁자들이 들고 일어선 점도 부담이다. 일례로 일본 도시바가 터키 원전 수주 과정에 끼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재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 원자력정책관은 "터키 시노프 원전은 매력적인 제안을 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박봉권 기자/정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