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 경영` 시대…주가 차별화 왜?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ㆍ제일기획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가운데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의 주가가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이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이재용ㆍ이부진 남매가 사장으로 승진했을 당시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서현 부사장의 승진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제일모직의 주가는 전날보다 3.90% 하락한 11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제일기획도 0.74% 내린 1만3천40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지난 3일 삼성전자와 호텔신라, 삼성물산은 인사 소식 이후 급등하며 각각 4.07%와 3.42%, 4.62%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3일과 8일 관련주들이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삼성 3세 경영 시대 개막에 따른 기대감이 이미 한차례 반영된 상태여서 이 부사장의 승진 소식이 새로운 재료로 떠오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이현주 연구원은 "이재용, 이부진 사장의 승진은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김동준 연구원은 "3세 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지만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경영을 해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아직 안나와 이러한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3일 인사가 사장단 인사였던 것과 달리 8일은 계열사별 임원 위주로, 인사 내용이 달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그룹주가 지수 상승률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 하락을 빌미로 조정을 받은 측면도 있다.

지난달 말부터 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5개 삼성그룹주는 평균 3.62%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3.04%) 상승률보다 높다.

우리투자증권 이 연구원은 "시총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안좋을 때도 삼성그룹주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꾸준히 올라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가 전체적으로 조정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조정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주는 지배구조나 사업영역 상 한개 종목이 상승하면 레버리지 효과로 다른 종목들까지 오르는 구조"라며 "IT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다른 종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