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8일 490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임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직원의 1% 안팎인 1660명 정도이며 임원은 직장인이 꿈꾸는 마지막 직위다. 흔히 그만큼 오르기가 힘들어 ‘별’로 비유된다.
통상적으로 100명이 입사하면 1명 정도만 별을 단다. 전무가 될 확률은 0.2%로 더욱 줄어든다. 부사장 이상 승진은 가히 ‘로또 복권’ 당첨에 비견될 정도로 어렵다. 삼성 임원은 최고의 권한과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엄청난 책임도 따른다.
삼성 임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은 급여다. 초임 임원인 상무의 경우 1억5000만원(세전) 안팎의 연봉을 받는다. 연봉 절반까지 나오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격려금(PI) 등 성과급 성격의 급여는 별도다. 고참 상무가 되면 연봉은 3억~5억원으로 올라가고 이후 전무·부사장·사장 등으로 직급이 오를 때마다 급여는 두 배 이상 뛴다.
고급 승용차도 임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다. 상무에게는 그랜저· SM7·K7·오피러스·체어맨 등 승용차를 제공한다. 전무급 이상은 3000㏄이상의 에쿠스 승용차를 제공받고 승용차 기사도 별도로 배치된다. 기름값이나 보험료 등 기본 유지비는 물론 혼잡통행료나 고속도로 통행료 등 업무를 위해 차량을 이용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한다.
해외 출장을 갈 경우엔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이용하고 당연히 특급호텔에 묵는다. 골프 회원권도 주어진다. 상무급 이상 임원에게는 비서와 독립 사무공간이 제공되며 업무용 법인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복지혜택도 좋아진다. 부인과 함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포함해 최고급 코스로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다. 치과 진료 때에도 재료비를 제외한 전액을 지원한다. 심지어 교통사고나 한밤중 응급 상황에서 연락할 수 있는 병원 응급실 전화번호도 받는다.
하지만 삼성 임원은 책임도 무겁다. 업무성과에 따라 언제 퇴출될지 모르기 때문에 ‘임시직원’이라 불린다. 임원은 퇴직 후에도 일정 기간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사후관리를 받는다. 임원으로 퇴직한 경우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3년간 계약직 임원, 자문역, 고문 등으로 위촉돼 활동하면서 재직 때의 60-70% 연봉을 받으며 성과급도 받을 수 있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