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스마트카드 칩 분야에서 출하량뿐 아니라 매출 점유율 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보안 전용 스마트카드 칩’을 세계 최초로 출시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뱅킹 칩 등 고부가가치 칩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9일(현지시각) 스마트카드·보안산업 전시회인 ‘카르테스 앤드 아이덴티피케이션(CARTES & IDentification)’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을 스마트카드칩 시장 1위 달성의 원년으로 삼고 칩 생산량을 올해보다 14% 증가한 32억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출하량에 비해 매출 점유율은 떨어진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칩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ABI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카드용 칩 시장에서는 독일 인피니언이 매출액 기준 점유율 26.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3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제품 중 70% 이상이 부가가치가 낮은 SIM카드 부문으로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인피니언을 따라잡을 카드로 ‘보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SK인포섹과 공동개발 중인 시큐리티 프로세서를 전격 공개했다.
시큐리티 프로세서는 스마트카드칩이라는 HW와 정보보호 SW를 융합한 개념이다. 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에 적용된 사례는 있지만 스마트폰 전용 칩으로 개발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쉽게 설명하면 복제가 쉽지 않은 스마트카드 칩이라는 물리적 보안체계 안에 정보보호 솔루션을 탑재한 2중 보안체계를 구현한 것이다. 보안성이 높아 공인인증서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뱅킹 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내에 탑재한 주소록, 사진 등을 해킹하려는 시도도 차단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하량 기준으로 60억개에 달할 스마트카드칩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동반성장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출하량은 28억개에 달할 전망이며, 내년에는 32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며 “스마트카드 칩은 보안성이 생명인 만큼, 이를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