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의 생산공정은 재난에 의해 갑작스럽게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에는 그 재가동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이는 그 공정이 가지는 복잡성과 각종 설비가 배관으로 연결돼 한 지점에서의 사고가 다른 지점으로 연결·확산되기 쉬우며 또한 취급하는 사용물질도 폭발성 및 유독성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안전성 문제를 포함한 완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을 취급하는 관련 업계에서는 “정기보수 등을 위해 정상적으로 가동중지 절차에 따를 경우에도 공정의 특성상 최소 1 - 2일 정도는 소요된다”고 보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비상 가동정지의 경우는 반응기 내의 굳어진 폴리머를 제거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 일주일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가동이 중단될 경우에는 반응기 내에 폴리머의 원료인 모노머와 반응생성물인 폴리머가 남게 되는데, 기체나 액체인 모노머의 경우는 태워서 없애버리면 되지만 딱딱하게 굳은 고체 폴리머의 경우는 직접 깨서 제거해야 한다.
이들 불순물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에는 배관을 타고 움직이면서 설비 및 기계장치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가동 시기를 서둘다가는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플라스틱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국제유가의 상승이나 환율의 상승보다도 더 무서운 게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화학제품 생산 공정에서 전개되는 각종 재난에 의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예방하고 대비하며, 재해 발생 후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복구하여 산업생산 활동 피해를 최소화하여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연속성 확보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의 도입을 통한 종합적 관리는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이미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BCP(사업연속성 확보계획)에는 업무영향분석(Business Impact Analysis)을 통하여 분석되어진 해당 조직에서 위기에 가장 영향력이 큰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서구 기업형 계획과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기 자체를 중심으로 수립하는 국내 기업형 계획을 들 수 있다.
이들 두 가지 유형의 계획 모델은 모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 수립과 대응 방법 등을 나타낸 것으로 위기가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며 기존의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하는 계획 모형의 경우는 업무영향분석(BIA)을 통하여 위기 관리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인적 물적 자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인적 자원의 경우에는 해당 업무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있는 팀(Team)과 태스크(Task)를 등록하고 해당 팀의 구성원을 등록한다. 이때 팀 구성원의 세부 정보를 등록하고 비상사태 발생 시 각 팀 구성원들 간의 비상연락 체계를 구성한다.
또한 업무와 관련된 외부 벤더나 고객의 정보도 관리한다. 물적 자원은 해당 업무 프로세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장비, 소모품, 통신, 중요 서류 등을 의미한다. 물적 자원은 비상시 업무에 신속하게 동원될 수 있도록 우선순위, Lead Time, 보험 가입금액 등의 내용을 관리하여 대응 및 복구 단계에서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해당 업무 프로세스가 수행되는 장소를 정의함으로써 전체적인 업무가 물적 인적자원과 유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편 위기 자체를 중심으로 하는 계획 모형에 있어서 계획의 중심을 위기의 종류(Crisis type)와 그 발생 규모(level이다.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각 업무 지역(location) 별로 자원정보를 관리하는 데, 자원을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으로 관리한다. 또한 위기관리 전담팀을 구성하고 각 팀의 대응 복구 단계에서의 보고체계와 행동절차를 수립한다. 여기에 위기 발생 시 비상연락 체계와 내부의 공지,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묶어 함께 등록 관리한다.
이와 같은 위기관리 계획의 개념을 중심으로 한 모델은 계획서의 작성, 대응 및 복구, 훈련의 기능으로 분류되며, 각 기능은 연계성을 가지고 위기관리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들 위기관리 계획 모형은 업무연속성 계획을 구체적인 계획서를 통하여 구현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세부 항목과 요소를 포함된다. 즉,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제품 생산 공정에서의 갑작스런 가동 중단이라고 하는 위기에서 그 피해를 최소화 하며,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 등이 포함되게 되는 것이다.
제품 생산공정에서의 갑작스런 가동 중단의 원인으로는 지진, 해일, 태풍으로 인한 각종 천재지변이나 화재나 폭발사고가 될 수도 있으며, 또는 최근에 그 피해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전력이나 용수, 스팀 등과 같은 유틸리티의 공급 중단을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석유화학 산업과 같은 장치산업은 물론 식품, 의약품, 화장품 및 각종 소비재를 생산하는 제품생산 공정에 있어서 사업연속성 확보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의 도입은 더 이상 선진 각국의 위기 또는 재난관리를 위한 계획일 수 없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조속히 모든 산업분야에 도입하여 시행하여야 할 시스템인 것이다.
< 참고자료 >
1.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412463
2. EBN화학정보, 제 252호, 2010. 8 (http://chem.ebn.co.kr)
3. (사)한국BCP협회, 위기관리론, 2010
4. 안성준, 위험관리, 삼성방재연구소, 2008 여름호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이명섭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