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고맙다, 낸드플래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계속되는 D램 가격 하락에도 낸드플래시 가격이 좋아 힘을 얻고 있다. 모바일기기 등 호황에 따라 수요가 꾸준함에 따라 낸드플래시 값은 이달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도시바가 정전 사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D램 가격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D램은 4월 초까지 공급 부족 논란이 일 정도로 시황이 좋았으나 4월 말부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11월 들어 세계 3위 D램 업체인 엘피다 등이 감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가격 하락 속도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DDR3 1Gb 현물가는 지난 7월 2.58달러이던 것이 △9월 2.26달러 △11월 1.61달러 △12월 1.16달러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D램 가격은 내년 1분기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분기 가격 하락 속에서도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일본 대만 등 업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2%, 31%였다. 이에 비해 일본 엘피다와 대만 난야 영업이익률은 16%, -9%에 그쳤다.

2ㆍ3분기에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4분기에는 D램 가격 하락 때문에 실적 둔화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ㆍ대만 업체보다는 그 정도가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D램 생산 기술력 차이에서도 빚어지지만 또 다른 요소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낸드플래시가 꼽히기도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많이 쓰이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D램과 달리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11월 잠시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반등세로 돌아섰다.

낸드플래시 16Gb 현물가는 지난 7월 4.46달러이던 것이 △9월 4.28달러 △11월 3.73달러 △12월 4.11달러 등을 기록하고 있다. 가격이 안정적인 것은 올해 들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인기를 끌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는 특히 대만 업체들이 거의 진출하지 못했으면서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 3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 39.7% △2위 도시바 35.7% △3위 마이크론 10.2% △4위 하이닉스 9.4% 등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6%, 16%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낸드플래시 가격이 괜찮은 것에 더해 호재가 하나 더 생겼다. 2위 업체인 도시바 정전 사태가 그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일본 내 도시바 낸드플래시 공장이 정전으로 멈춰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내년 1~2월 도시바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최대 20% 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도시바 생산 차질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인기를 바탕으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 업체들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낸드플래시가 D램 가격 둔화로 인한 실적 둔화를 만회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

낸드플래시 :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USB 등에 많이 사용된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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