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이젠 아프리카가 미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오덕균 씨(현 C&K마이닝 회장)는 지난 2005년 카메룬 땅을 처음 밟았다. 기회의 땅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당시 현지 한국 교민은 모두 합쳐봐야 불과 100여 명. 대사관도 없었다. 도움받을 데라고는 카메룬 사람들밖에 없었던 셈이다.

오 회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다. 축구에 열광하는 카메룬 사람들에게 축구공과 응원용품을 선물했다. 집도 지어주며 주민과 정부의 신뢰를 얻었다. 그리고 그들과 친구가 됐다. 그러던 어느날 카메룬 친구로부터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귀가 솔깃했고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 파트너와 함께 자원개발 회사인 C&K마이닝을 만들었다. 이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며 다이아몬드 광산 사업에 매달렸다. 사금 채취를 통해 번 돈은 다이아몬드 탐사에 들어갔다. 마침내 이제 개발권이 눈앞에 보인다. 한국과 카메룬 합작사인 C&K마이닝이 추진해온 `모빌롱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에 대한 카메룬 대통령의 최종 승인 절차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룬 동남쪽 요카도마 지역에 위치한 모빌롱 광산은 세계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2.6배에 달하는 4억2000만캐럿 규모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 초대형 광산이다.

오 회장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연말까지 대통령이 개발권을 공식 비준하면 내년 초부터 다이아몬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며 "지난 5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이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자원과 미래의 소비시장 확보를 위한 `코리아프리카(코리아+아프리카)` 신화를 꿈꾸는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아프리카 총괄지역본부`를 신설했다. LS산전은 이집트 현지 최대 산업기기 제조업체인 에너지아와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공기업도 아프리카 개발에 뛰어들었다. 광물자원공사는 내년에 희소광물을 대거 확보할 계획으로 아프리카 광물자원 개발에 올인한다.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은 물론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기회의 땅"이라며 "최근 정치가 안정되면서 자원ㆍ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늘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기술이전과 현지 고용창출은 외면한 채 광물자원과 이권확보에만 집중하는 중국인들이 뒷골목 상권까지 장악함에 따라 아프리카 에 반(反)중국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한국 기업에 기회다. 실제로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식 성장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원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문맹퇴치, 의료봉사, 이동도서관 등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전개하는 한편 현지인들을 대거 고용하는 동반성장 모델을 통해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내년 정부 화두도 아프리카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도 내년 상반기 중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은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이 바람직한 협력모델로 한국 경제성장모델을 지목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측면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박봉권 기자/강계만 기자/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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