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특강]박청원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

[Tech 특강]박청원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

 내년 글로벌 경기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각국이 내놓은 부양책에 따라 올해 경기가 일시적 호조를 보였으나 이러한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미국과 유럽의 둔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CEO들은 어떤 관점을 가지고 내년을 준비해야 할까. 박청원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은 최근 한국능률협회가 ‘2011년 한국경제 성장은 계속되는가’를 주제로 연 조찬대담에 참석해 “환율이 하락하며 원자재에 대한 금융 자산화 등으로 원가 부담이 상승하고 녹색 신기술 및 융합기술 시장 선점을 위한 선진국과의 경쟁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전체 기업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나름대로 상당한 실적을 거뒀다. 세계 7위의 수출 강국으로 도약했고 2년 연속 4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박 정책관은 “경기 부양책이 끝나는 이후에도 이러한 성장을 지속하려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자발성을 벗어나 무역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ISO26000 등의 표준 준수에 대해서도 심도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대·중소기업 상생에 많은 공을 들였다. 납품단가 조정 신청권을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부여해 신청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중기 기술보호를 위한 기술임치제도 강화했다. 또 대기업과 중기 사이뿐만 아니라 중기 간 원·하도급기업 관계에서도 하도급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일부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상생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측면에서도 동반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관련된 투자를 하는 경우 투자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 정책관은 이를 두고 “대·중기 간 상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며 “대기업은 상생을 이끌고 중기는 대기업의 역량 있는 파트너가 되며 정부는 이러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이러한 상생과 함께 중기 스스로 자생력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정책관은 “부실기업 사후규제가 아닌 잘하고 있는 중기가 더 잘 할 수 있는 상시적인 구조조정 시스템 만들 계획”이라며 “아울러 중기 지원 제도를 보다 혁신형·성장형 중기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박 정책관은 업종별 2011년 경기 전망에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IT 분야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의 경우 올해 워낙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상대적으로 내년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스마트패드 등 신규 수요를 활용해야 한다”며 “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년에도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하겠지만 선진국 패널가격 하락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신흥시장 진출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 정책관은 발언 말미에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올해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도록 기업의 건강한 생태계에 정책 초점 맞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