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방사선에 관한 오해와 진실

[현장에서] 방사선에 관한 오해와 진실

 ‘방사선’이라는 단어를 보면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아마도 히로시마 원자폭탄, 체르노빌 방사능 누출 사고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대중에게 방사선은 ‘안 좋은 것’으로 각인된 것이 사실이다.

 알고 보면 방사선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된다. 동력자원은 물론, 질병진단과 치료, 의약품 생산, 농작물 품종 개발 등에 요긴하게 쓰인다. 방사선을 사용한 검색기는 마약류 밀반입 탐색에 가장 효과적인 장비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방사선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독일의 빌헬름 뢴트겐이 1895년 새로운 방사선인 ‘엑스선’을 최초로 발견한 뒤, 절개 없이도 뼈를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우리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과 지방, 혈액, 뼈 등 밀도가 각각 다른 물질에 엑스선을 쪼이면 뼈나 석회화 같이 엑스선이 통과하지 못한 부분은 하얗게, 엑스선이 비교적 많이 통과하는 물이나 지방은 까맣게 나오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오늘날 방사선을 이용한 대표 의료기기로는 CT(전산화 단층 촬영 장치)가 있다. 인체의 횡단면에 엑스선을 투과해 나타난 조직의 밀도에 따른 신호의 차이를 컴퓨터 전산화로 단층 영상화하는 원리를 사용한다.

 필립스 창립자 제럴드 필립스가 1914년 필립스 조사 연구소를 설립해 엑스선관의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현재 방사선을 이용한 엑스레이, CT 등의 시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방사선이 인체에 끼치는 해로움만 생각해 방사선을 활용한 촬영이라고 하면 무조건 꺼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성능은 유지하거나 개선하되, 방사선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립스는 초당 50장까지 환자의 진단 영상을 반복적으로 재구성하는 ‘아이도스’ 기술로 진단영상의 질을 개선하면서 방사선량을 80%까지 낮춰 검진 시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아이도스 기술을 적용한 ‘브릴리언스 iCT’는 일반 CT기기의 방사선량에 비해 20분의 1에서 50분의 1까지 줄여 방사선으로 인한 위험을 대폭 낮췄다.

 이처럼 방사선은 잘만 활용하면 약이 된다. 명암이 분명한 방사선을 인류의 진보에 옳은 목표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성범 필립스 헬스케어 CT/핵의학 사업부 이사 s.b.cho@phili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