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IT와 그린에너지의 융·복합 기술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부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도 단순히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로서가 아니라, 어떤 기술과 접목해서 성장해나갈 것인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태양광 분야는 LED조명·인버터·초고속 충전기술·대량충전기술 등과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미리넷솔라는 지금의 태양전지 메이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상을 편리하게 하는 태양광 융합기술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서울 가락동 미리넷솔라 회장실에서 만난 이상철 회장. 그는 항상 5년, 10년 뒤의 세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런 이 회장에게서 그의 모든 것이라는 태양광에 대해 들었다.
“독일 같은 경우 유람선에서 태양광으로 샤워기를 사용하고 있다. 작은 기어를 돌림으로써 큰 바퀴를 돌릴 수 있듯, 앞으로는 미세한 전류가 들어가서 전력 소비가 큰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간다면 태양광의 적은 에너지를 이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회장은 “에어컨이나 TV 같은 경우에도 전기가 적게 들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뀔 것이고 전기자동차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놓고 배터리를 충전해 교체해 주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된다”며 태양광의 활용처를 마치 미래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술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 태양광조차도 못 믿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걱정”이라며 “앞으로 태양광이 화석연료와 전력생산 단가가 같아지는 시기를 3~5년으로 보는데, 그 시기가 언제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시기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휴대폰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생활필수품이 된 것처럼, 태양광도 부지불식간에 우리 생활에 파고들 날이 올 것”이라며 “미래를 감지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다 스마트폰 시장을 예측하지 못했던 전철을 태양광에서는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만은 우리가 철저히 준비해서 세계시장에 수출하든지, IT처럼 시장 점유를 늘려 가는데 정부·기업·연구기관 모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태양광 분야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속도가 다소 늦다고 아쉬워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태양광을 국가 정책산업으로 육성시킨다고 발표했다면 그에 걸맞은 지원을 해야 한다”며 “태양광산업은 제조업이고 과거 IT버블 때처럼 리포트만으로 투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니, 금융권을 통해 직접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기업의 예를 볼 때 태양광산업은 때론 규모의 경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기업의 피부에 와 닿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우리도 중국을 모델로 해서 태양광 전문기업 육성에 획기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세계적 태양광 스타기업이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한 “탁월한 능력을 갖춘 태양광기업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태양광 수출시장은 선점이 중요한데, 이러다가 선점 기회를 중국에 모두 뺏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가치는 평가하지 않고 전년도 재무제표만 보려는 은행 때문에 우리 산업이 발전하지 못 한다”고 지적하며 “정부에서 태양광산업 육성을 위해 일정부분 기업 보증을 책임져줘야 외자 유치에도 도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이렇게 강하게 얘기할 수 있는 배경에는 태양광산업에 대한 애착과 국내 태양광 선도기업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 회장은 “미리넷솔라의 역사가 한국 태양광 산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2007년에 생산 공장을 짓고 시제품을 만들어 양산하기도 전에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시장에서 대규모로 수주했고, 올해는 연말이면 1억달러 이상의 수출에 매출 15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리넷솔라는 지난 3년간 연구개발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효율 17%대의 고품질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제품 품질을 인정받고 세계 20 여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내년에 300㎿로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2012년 현 1공장 옆 3만7000㎡부지에 제2공장을 지어 400㎿, 2013년 300㎿의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2013년 1GW 생산에 매출은 1조7000억원, 고용창출은 2000여명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최고 품질의 태양전지를 적정한 가격에’라는 신념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몰두했고, 주 타깃으로 한 유럽시장이 호황이라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회장은 “태양전지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 혁신’과 ‘기술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리넷솔라에서는 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하기 위해서 산학연 협동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책연구기관과 공동으로 태양전지 신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영남대·KIST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대학·연구기관들과도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2~3년 내에 20% 효율의 태양전지를 양산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끝으로 이 회장은 “‘도전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좌우명을 가지고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결국에는 도전하는 사람이 승리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지난 13세기 세계를 제패한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을 좋아한다”며 “칭기즈칸이 보여준 세계를 정복하기까지의 도전정신과 포용의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해서 머뭇거리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며 “과감하게 도전해서 실패한다면 모든 책임은 묻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도전하는 자세로 열정과 신념을 갖고 개척자의 길을 간다면 길은 열린다고 확신하는 이상철 회장. 국내 태양광 스타기업에서 세계의 스타기업이 될 때까지 그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정리=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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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회장에게 태양광이란
“태양광은 제 삶의 전부입니다.”
이 회장은 “지난 58년 동안 살아오면서 태양광이라는 이루고 싶었던 꿈의 결정체를 만났고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무원·기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다 사업을 시작한 게 1993년이고, 처음 시작한 IT사업으로 기반을 잡고 보니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며 “그래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어 모든 것을 투자해서 오늘에 이르렀고, 오직 태양광만을 생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태양광은 미래의 신성장동력이고 다른 에너지 자원이 고갈되더라도 무한한 에너지”라며 “태양광은 무한 자원을 활용해 수출 증대와 고용 창출을 통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여는 핵심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여기에 정부에서도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육성한다면 태양광은 세계 일류 국가로 도약하고 또한 스타기업도 탄생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산업이 분명하기 때문에 ‘태양광 전도사’를 자임한다”고 말했다.
◆ 이상철 미리넷솔라 회장은
이상철 미리넷솔라 회장은 1972년 체신부 전신전화 건설국에서 통신 분야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7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다 1979년 민간기업인 동아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곧장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파견직을 자청했다.
50도쯤 됐을 것으로 생각되는 모래벌판에 통신선로를 까는 일을 하면서 이 회장은 “이런 걸 두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다고 하는 거로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한다.
이 회장이 사우디에서 귀국한 게 1982년이다. 그때부터는 동아건설 본사에서 근무했고, 그렇게 11년을 샐러리맨으로 살았다. 그러던 중 이 회장은 그의 나이 마흔 살에 공무원과 회사원에 이어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에 도전했다. 흥하든 망하든 흘린 땀과 들인 노력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내 사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 회장은 “그때 리엔지니어링이란 회사를 설립하고 통신모뎀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했는데 이 회사가 지금의 IT 전문기업이자 상장기업인 미리넷의 전신”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을 통해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가두를 달렸지만 IT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데다 돈이 된다니까 너도나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더 이상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업자들로 붐볐다.
이 회장은 새로운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다시 한번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다 만난 것이 태양광이다.
이 회장은 “2005년 즈음에 안테나를 세워도 산간벽지나 섬·산 정상부근 같은 곳까지 전기를 끌어오려면 많은 비용이 소모되니,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하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게 바로 태양광 산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때 이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전무한 태양광 발전 핵심 소재인 태양전지 공장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잘만 하면 미래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회장은 미리넷에 태양광 사업부를 신설하고 독일 등지에서 관련 기기를 들여오는 한편, 태양전지 기술 개발에 나서서 2005년에 비로소 대구시 성서공단에서 미리넷솔라를 출범시켰다. 태양전지 제조 회사를 어느 지역에 세울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한 끝에, 대구·경북 지역이 태양전지 산업과 유사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연관 기술 및 인력이 풍부해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리고 2010년 미리넷솔라를 국내 굴지의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이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