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데이터바` 도입…23년만에 바뀐다

바코드, `데이터바` 도입…23년만에 바뀐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데이터바를 활용한 유통기한 자동관리 개념도

 모든 상품에 부착돼 있는 ‘바코드’가 20여년 만에 처음 업그레이드된다. 바코드에 상품 식별코드와 함께 유통기한을 담는 형태로 바뀌는 것으로, 이는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유통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데이터바(DataBar)’ 도입을 추진 중이다. 내년 초 유통업계와 공동으로 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으로 현재 기술검증 단계다. 유통물류진흥원은 국내 바코드 관련 사업을 전담 관리하는 기관이다.

 데이터바는 기존 바코드와 동일한 모양으로 정보의 집적도를 높여 상품 식별코드 이외에 유통기한·중량·배치번호 등을 담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중 유통기한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이 핵심으로 식품업계와 유통업계는 이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유통매장에서는 유통기한이 짧은 기한근접 상품에 대해 할인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 대부분이 유통기한이 가장 긴 상품만을 선호해 하루라도 유통기한이 짧으면 구매를 하려 하지 않고 이는 곧 폐기식품으로 이어지고 있어, 유통기한이 짧을수록 가격 할인을 해주는 형태다. 소비자입장에서는 알뜰쇼핑 기회를 얻게 되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폐기로 골머리를 앓아온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에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된다.

 데이터바는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 큰 비용 부담없이 채택할 수 있어 단기간에 확대,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물류진흥원에 따르면 데이터바는 기존 바코드와 동일하게 막대기(바)와 빈공간(스페이스)을 1차원으로 조합한 것으로 유통단계에서는 매장의 판매시점관리(POS)단말기 등 인식기(스캐너)의 프로그램만 업그레이드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설비투자와 프로세스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동일한 상품의 바코드는 똑같기 때문에 포장 디자인 단계에서 바코드를 부착했으나, 데이터바 도입 시 생산라인 단계로 바뀌어야 한다. 날마다 유통기한이 바뀌면서 데이터바 내용도 변경해야 하기 때문으로 생산라인에 바코드 인쇄 설비가 필요해진다. 업계에서는 투자대비 효과 측면에서 데이터바 도입에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헌배 상의 유통물류진흥원 국제표준팀장은 “그동안 유통기한을 볼 수는 있었지만 이를 자동 관리하지는 못했다”며 “데이터바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비용은 더 들지만 식품 폐기량을 줄여 환경보호를 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 알뜰 소비의 기회를 주기 때문에 채택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데이터바=198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바코드와 외형적으로는 동일한 ‘1차원 바코드’다. 정보의 집적도를 높여 기존 상품 식별코드 이외에 유통기한·중량·배치번호 등을 추가로 표시할 수 있어, ‘소형고집적바코드’로도 불린다. 별도의 인식기가 필요한 QR코드와 같은 2차원 바코드와 달리, POS단말기 등 현재의 바코드 인식기로 읽을 수 있다. 전 세계 108개 국가를 회원으로 보유한 글로벌스탠더드(GS)1이 표준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월마트·까르푸를 포함 주요국 유통업계가 도입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앞서 도입을 추진 중인 국가 중 하나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