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조만간 단행할 임원 승진인사를 앞두고 남용 최고경영자(CEO) 시절 영입된 외부 컨설팅 회사 출신 임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LG전자에는 남용 CEO 시절 맥킨지와 모니터그룹 등 외부 컨설팅 회사나 외국계 회사에서 영입한 임원 10여명이 마케팅과 전략기획 등의 분야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LG전자 역량을 키우려면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남 전 CEO의 신념에 따라 LG전자와 밀접한 거래관계였던 맥킨지 같은 외부 컨설팅 회사에서 집중적으로 스카우트됐다.
이들의 거취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동안 LG전자 내부에서 남 부회장 시절 영입한 5명의 C레벨(최고책임자)급 외국인 부사장과 함께 이들이 `남용 식 혁신인사`의 상징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감각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남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LG전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외부 컨설팅 업체로부터 여러차례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특히 C레벨급 주요 보직에 외국인들을 앉히고 외부 컨설팅 회사에서 임원을 대거 영입하는 인사혁신을 단행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LG전자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급기야 CEO가 임기 도중 구본준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된 뒤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예상을 깨고 C레벨급 외국인 경영진 5명 전원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당시 올 연말을 전후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3명과 계약기간이 1~2년 남짓 남아있는 2명의 외국인 부사장에 대한 계약 중도해지 방침을 발표하면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LG Way(LG 방식)`를 철저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인물들이 필요하다"는 인사 방침을 피력했다.
이 때문에 최근 잇달아 부사장급 이상 보직변경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사실상 `남용 식 경영노선`과의 결별을 가속화하고 있는 구 부회장이 외부 컨설팅 회사 출신 임원들을 대폭 물갈이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일부 임원들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부사장급 외국인 경영진과는 달리 전무급 이하 외부 영입 임원들의 거취는 철저히 그동안의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남 부회장 시절 영입된 임원이라는 이유로 일제히 동반퇴진 하는 식의 인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