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대표 박용인)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중인 동부한농 주식 5000만주(78.32%)를 동부CNI, 동부인베스트먼트 등 관계사와 특수목적회사(SPC)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회사에 전량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금액은 3525억원이며, 전액 동부하이텍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1조 10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은 이번 상환으로 75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동부메탈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어서 이것이 완료될 경우 차입금은 4천억원 내외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자부담이 연간 1000억원에서 300억 수준으로 줄어드는 만큼 내년 영업이익은 물론 순이익까지 기대된다. 동부 계열사 중에서는 동부CNI가 8.22%를 , 동부인베스트먼트가 5.55%를 인수한다. 또 김준기 회장의 자녀인 김남호씨와 김주원씨가 3.33%와 1.22%를 각각 인수키로 했다. 동부 관계자는 “동부CNI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21.68%를 합치면 동부 측의 총 지분율은 40%”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60%의 지분(3천829만7800주)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나누어서 인수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SPC)가 37.8%를 인수하며, 나머지 지분은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들이 인수할 예정이다. 이들 재무적 투자자들은 IPO 등을 통해 투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지분 인수에 참여한다.
동부하이텍은 최근 아날로그반도체 등 특화 파운드리 제품의 영업 호조에 힘입어 손익 분기점에 근접한 경영실적을 거두는 등 반도체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과 함께 차입금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중장기 성장 기반 및 구축을 위한 투자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은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 측면 외에도 동부CNI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설립 작업이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김준기 회장과 자녀들이 이번 동부한농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한 것은 대주주로서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확고한 책임경영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부CNI는 본격적인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전 단계로 지난 11월 1일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가 합병한 회사이다. 동부CNI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지배구조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데 이어, 이번 주식 인수로 동부한농의 지분 29.9%를 확보함으로써 지주회사 전환에 한층 더 다가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