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출권거래제법 국회 상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15일 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지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계가 ‘시기상조’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법 제정 논의를 보류하고 내년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녹색위 한 관계자는 “배출권거래제법 제정에 대해 이를 수행할 산업계의 의견을 더 많이 수렴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며 “규제심사 등 행정절차와 충분한 의견 수렴·검토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올해 배출권거래제법을 국회에 상정한다는 목표로 법안 제정을 서둘러왔다. 이를 위해 지난달 입법예고를 한 후 공청회를 열었으며, 법안과 동시에 시행령과 시행규칙까지 준비했다. 또 지난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기간에 담당자들의 해외 출장으로 논의를 못하자 대신 규제 심사를 미리 진행하는 등 올해 안에 법안 상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산업계는 이 법안을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와 이중규제이고 다른 선진국들도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며, 법안 제정 논의 자체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배출권거래제법 제정에 대해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을 기한다는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산업경쟁력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배출권거래제 도입은 국내 사정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악해 그 도입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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