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기존 방식에 비해 가격을 크게 낮춘 3D(입체) LCD 패널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내년에 편광안경식 3D(입체) TV 가격이 20~30% 정도 내려가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주요 TV업체 관계자, 디스플레이 관련 전문가 등 250여 명을 모아 놓고 차세대 3D 패널인 `FPR(필름패턴ㆍ편광안경식) 3D LCD패널`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3D 패널은 셔터안경식과 편광안경식 두 가지가 있는데 이날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것은 편광안경식이다. 셔터 방식은 편광안경식에 비해 TV 값은 저렴하지만 3D용 안경 값이 비싸다.
이에 비해 편광안경식은 안경 값이 저렴하지만 비싼 TV 값이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을 낮춘 편광안경식 3D 패널이라는 점이다. 기존 편광안경식 패널에서는 유리기판을 사용하지만 신제품은 유리기판 가격 대비 4분의 1 수준인 필름으로 이를 대체한다. 이에 따라 패널가격도 낮아지고 이를 활용하는 3D TV 가격도 내려간다.
LG전자에서는 FPR 3D 패널을 사용하면 편광안경식 3D TV 가격을 기존보다 20~3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FPR 3D TV를 내년 1분기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며 FPR 패널 활용도 확대해갈 방침이다.
3D는 올해 TV시장을 달군 화두였지만 비싼 가격과 부족한 콘텐츠 때문에 예상보다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대중화하는 데 걸림돌 중 하나인 가격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옴에 따라 내년에는 보급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325만대 규모인 글로벌 3D TV 시장이 △2012년 4084만대 △2014년 9155만대 등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FPR 3D 패널이 화질이나 눈의 편안함 측면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이다. 셔터안경식에 비해 안경무게가 절반 이하여서 이용자가 편할 수 있고 크로스톡(화면 겹침)이나 플리커(화면 깜박거림) 현상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셔터안경식과 비교할 때 크로스톡은 4분의 1, 플리커는 2000분의 1이라고 LG디스플레이는 강조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제임스 시디 미국 퍼시픽대 검안조사센터 이사는 "셔터안경식 3D 디스플레이는 안경 무게나 전력 소모 등에서 약점이 있었다"며 "LG디스플레이 신제품은 플리커나 크로스톡을 줄였다는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전략무기인 신제품을 서울이 아닌 베이징에서 선보인 것은 단일국가로는 세계 최대 TV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이날 발표회에는 스카이워스, 콘카, 하이얼, TCL 등 중국 6대 LCD TV업체와 LG전자, 비지오, 도시바 등 글로벌 TV업체에서 경영진을 보냈다. 이들 업체는 특히 FPR 3D 패널 우수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프로모션에 동참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LCD TV 업체들은 FPR 3D 패널을 채용한 TV를 내년 상반기까지 대거 선보이며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TV업체들에 32~72인치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LCD TV 1위 업체인 스카이워스 양동원 부총재는 "이전 제품과 차별된 FPR 3D TV로 인해 내년 중국 3D LCD TV시장 규모는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셔터안경식과 FPR식을 모두 개발했지만 FPR가 더 월등하다고 판단해 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행사장 앞에 FPR 3D 기술이 적용된 47인치 TV용 패널과 84인치 UHD(초고화질) 패널 등을 전시해 참석자들 관심을 모았다.
■ 용어설명
셔터안경식=TV에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용 영상이 번갈아 나오고 셔터안경이 이에 반응하며 빠른 속도로 번갈아 열려 3D를 인식하는 방식.
편광안경식 = TV에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용 영상을 동시에 보여주고 이를 편광안경을 통해 분리해 인식하는 방법.
FPR식 = 편광안경식 3D 중 하나로 유리기판 대신 필름을 사용한 방식.
[베이징=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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