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S 400 하이브리드L

메르세데스-벤츠 S 400 하이브리드L

 S 400 하이브리드는 메르세데스-벤츠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2008년 여름에 처음 발표됐지만, 실제 시판에 나선 것은 2009년 여름부터다. S 350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모듈을 추가해 그 이름처럼 S 350과 S 500의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S 350보다 이름의 숫자가 ‘50’ 크다는 것은, 엔진 배기량이 ‘500㏄’ 더 큰 차, 즉 4000㏄급과 동등한 성능을 낸다는 뜻이다.

 그런데, S 400 하이브리드의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붙은 원반형 모터는 최고 출력이 20마력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힘에 엔진 힘을 더한 시스템의 최고 출력은 299마력. 이것이 272마력인 S 350과 구분해 ‘400’이라는 이름을 쓰기에 충분한 만큼의 차이인가 하는 의문은 둘째 문제다. S 400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의 힘으로만 움직인다. 모터가 보태는 힘은 운전자가 킥다운 등으로 강력하게 가속에 대한 의지를 보일 때뿐이다. ‘부스터’ 기능의 작동은 가속 초반의 몇 초에 그친다.

 대신, 모터는 가동즉시 강력한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의 약점을 보완해 출발, 가속 때 연료를 덜 소모하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하나의 모터가 ‘부스터’뿐 아니라 엔진 시동을 걸 때는 ‘시동모터’ 역할, 속도를 줄일 때는 버려지는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주는 ‘발전기’ 역할까지 겸한다.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엔진브레이크처럼 차를 감속시킴과 동시에 여기서 발생되는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바퀴에 달린 일반 브레이크는 페달을 깊게 밟을 때만 작동한다. 브레이크 페달이 무겁고 차가 완전히 멈춰 설 때까지의 반응이 자연스럽지 않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정차 때 자동으로 엔진을 꺼주는 기능 또한 연료 절약에 한 몫을 한다. 감속하다가 15㎞/h 미만이 되면 저절로 엔진이 꺼지고, 출발할 때는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정지 상태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에서 살짝 힘을 빼주면 다시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앞으로 전진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조향장치와 에어컨 등은 전기구동 방식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도 불편하지 않다. 다만 막히는 시내 도로처럼 엔진의 ON, OFF가 자주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시동 때의 소음과 진동이 신경 쓰일 수 있다. 뒷좌석 승객도 말이다.

 여느 하이브리드 자동차들과 달리 S 400의 하이브리드 관련 장치들은 모두 엔진룸 내에 있다. 1인 3역을 맡은 하이브리드 모듈이 가솔린 자동차의 부품 일부를 대체했고, 양산차 최초로 적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그 작은 크기 덕분에 기존의 일반 배터리 자리로 충분하다. 이들을 통제하는 제어부도 엔진룸에 자리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손해 보곤 하는 트렁크 공간이 S 400에서는 여느 S클래스와 다름없이 유지된다.

 엔진과 변속기, 제동계통까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맞게 개량한 결과, S 400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CO2 배출에서 S 350대비 20% 내외의 효율 향상을 거뒀다. S 400 하이브리드 L의 공인연비는 9.2㎞/L로, 덩치가 훨씬 작은 E클래스의 E300과 같다. 가격은 1억6790만원으로, S 350 L보다 2500만원이 넘게 더 비싸지만, 대신 일부 편의사양들을 더 갖췄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메르세데스-벤츠 S 400 하이브리드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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