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결산]과학부문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상강화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입법 이후의 과제와 합리적인 해법 모색`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상강화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입법 이후의 과제와 합리적인 해법 모색`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2010년은 과학계가 막판에 극적 ‘반전’을 경험한 한 해였다. 동시에 과학기술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키워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는 한 해기도 했다.

 지난 12월 8일 과학계의 숙원이었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설화·과학비즈니스벨트’ 법안이 여당 단독 표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실상 과기계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과정이었다.

 국회가 관련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서 국과위가 행정위원회로 격상되고 장관급 상근위원장이 담당하게 됐다. 당초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기로 한 초안에서 장관급으로 위원장의 위상이 낮아지는 등 내용이 수정되기는 했지만 국가 R&D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기계의 오랜 염원이 해결된 순간이었다. 법통과 이후 짧은 시간이지만 국과위 출범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실무 작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과기계의 제언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오랜 논의 없이 정부안 그대로 급히 통과된 만큼 보완해야 할 숙제도 많이 남아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 역시 과학도시를 건설하는 내용으로 세종시 수정안과 함께 표류해오다 가까스로 법제화에 성공했다. 기초기술연구원과 중이온 가속기를 핵심으로 한 과학벨트 사업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과기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법 통과와 함께 벌써부터 입지선정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구도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꿈의 신소재’ 그래핀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성과는 올해 과기계에 적지 않은 놀라움과 아쉬움을 던져 줬다. 그래핀은 손목시계 모양의 컴퓨터, 종이 두께의 모니터 등을 구현해 줄 수 있는 신소재다. 과학계는 올해 고성능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의 30인치 대면적 제작에 성공하는 등 그래픽 응용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그래핀은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보다 조금 늦게 그래핀을 얻어 아쉽게 노벨물리학상을 놓쳤다는 얘기는 과기계에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로호 2차 발사 실패로 우주강국을 향한 꿈은 또다시 새해 말로 미뤄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6월 10일 오후 5시 1분 역사적 2차 발사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륙 137.19초 후 나로호는 돌연 통신이 두절됐고 발사체는 섬광과 함께 바다로 추락했다.

 현재 한국과 러시아 측은 원인규명 작업을 진행 중이며 새해 1월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 밖에 전기무인자동차 개발, ‘초고체’ 현상 발견, 한국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 남극 출항 등도 올 한 해 많은 과기인의 관심을 모았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