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M&C, 쇼핑포털 열었다

 SK그룹이 온라인 쇼핑 포털 시장에 뛰어들었다. 단순 상품 가격 비교사이트를 넘어 40여개 인터넷몰 구매 후기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쇼핑’, 리뷰 등을 블로그 형태로 작성할 수 있는 ‘여행’, 최근 유행하고 있는 소셜 커머스 형태인 ‘쿠폰’ 등을 총망라한 종합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SK가 쇼핑 포털 형태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면 SK텔레콤의 오픈마켓 11번가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 8월 9일자 12면 참고

 SK마케팅앤컴퍼니(SK M&C)는 쇼핑 포털 ‘OK캐쉬백 피클(PICKL·이하 피클)’ 사이트를 열었다. ‘똑똑한 소비를 위한 OK캐쉬백 라이프 코칭’을 표방한 포털은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쇼핑·쿠폰·여행 섹션에 기존 SK M&C에서 운영하던 고객 무료 체험단 ‘아이프로슈머’와 ‘콘텐츠샵’도 메인에 노출돼 있다. 피클은 서비스를 위해 오픈마켓·종합쇼핑몰 등 대형몰 10여개와 전문몰·소호몰 등 30여개와 제휴를 맺었다. 제휴 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클 쇼핑에는 이들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 관련 정보가 한데 모여 있으며 제품 구매후기(쇼핑 코멘터리)와 가격비교 서비스도 제공한다. 40여개 쇼핑몰·오픈마켓·미디어사이트에 올려놓은 소비자 구매 의견과 제품 ‘가격비교’를 클릭해 오픈마켓, 쇼핑몰에서 파는 최저가를 검색할 수 있다.

 피클은 G마켓-옥션이 시작한 가격비교사이트 ‘어바웃’과 유사하다. 어바웃이 ‘최저가보다 8%가 더 싼 가격’을 내세웠다면 피클은 ‘OK캐쉬백 포인트 적립’을 주요 강점으로 제시했다. OK캐쉬백 고객 회원이 3200만명에 육박해 제휴 쇼핑몰이 더 많아진다면 파급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SK M&C가 피클로 쇼핑 포털에 뛰어들면서 SK텔레콤 오픈마켓 ‘11번가’와 관계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피클이 OK캐쉬백을 주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11번가와 대립이 불가피하게 됐다. 11번가 역시 이벤트·프로모션 등에서 OK캐쉬백 적립이나 할인 등을 내세우며 실익을 챙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클은 OK캐쉬백 중복 적립이 불가능해 11번가와 제휴를 하지 않고 있다. 피클 가격비교에서 11번가는 제외된 상황이다.

쇼핑몰 개편 작업은 CLA(Consumer Life Agent)추진그룹에서 맡았다. CLA추진그룹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컨슈머 에이전트’ 역할을 맡는 곳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력자를 대상으로 스카우트를 진행하며 피클 론칭을 준비했다.

 내년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앞둔 네이버가 잠재적 경쟁자인 11번가를 이용해 최대 경쟁자인 이베이 옥션과 G마켓 견제에 나선 상황에서, 피클 등장이 온라인 유통 시장에 어떤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박창규기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