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가 제품 구매 후 어음(계산서)을 끊더라도 이를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납품대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더는 동시에 유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것으로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막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정부 및 기관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신용보증기금·시중은행 그리고 e마켓플레이스업체와 공동으로 기업 간(B2B)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채권보험을 담보로 은행에서 e마켓을 통해 실시간 대출하는 ‘매출채권보험 담보대출제도’를 새해부터 시행한다.
어음 거래 관행 속에서도 판매기업이 자금을 빠르게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제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사전에 신보의 보험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판매사뿐만 아니라 구매사도 심사를 받아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은행은 구매대금에 대해 100% 자금을 대출해준다. 중소기업 대출에 소극적인 은행 입장에서는 신보의 보험을 신용으로 대출에 나서기 때문에 사고가 나더라도 부담을지지 않는다.
중기청은 제도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거래를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e마켓에 거래내역을 입력한 후 은행에 대출을 요청, 바로 지급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음 거래 경우 현금을 확보하는 데까지 평균 90~100일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 유동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e마켓 이용을 의무화한 것은 자금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일반적으로 e마켓을 통한 거래는 자금 출처가 명확해 사고율이 낮다. 정부는 제도 이용 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으로 은행 대출금리를 6%대 초반, 신보 보험료를 0.3%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중기청은 새해 1월 제도 시행을 위해 신보 및 금융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첫해 1조원 수준에서 제도를 운용한다. 금융기관으로는 현재 기업은행의 참여가 확정적이며, 사업추진 성과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류붕걸 중기청 기업금융과장은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매출채권 회수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으며, 납품대금 조기회수를 통해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제도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제도가 일반화되면 복잡한 납품구조상에서 한 곳이 도산하면 다른 곳도 문을 닫아야 하는 연쇄도산도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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