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시간을 가치 있게 쓸 수 있게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유재현씨(35)는 SK텔레콤의 오픈이노베이션센터(Open Innovation Center)가 낳은 첫 창업자다. 유재현 사장이라고 불러야 할지 아닌지 기자도 본인도 고민했다. 명함을 건넸다가 아직 이렇다 할 명함도 없어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SK텔레콤의 오픈이노베이션터의 도움으로 이달 초 유앤아트를 창업했다.
유씨는 21일 “개인 개발자로 독립 후 사무실이 없어 미팅이나 회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이디어를 제안해 입주하고 센터 내 첫 창업자가 되기까지 금융, 마케팅, 공간 등의 지원으로 현재 개발 환경은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초보 창업자지만 유씨의 얼굴은 제법 알려졌다.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주로 출연했던 이동통신사업자의 광고에 떡하니 얼굴이 나갔기 때문이다. 아기가 누르는 번호에 따라 다양한 동물 그림과 소리가 나도록 하고 전화가 잘못 걸리지 않게 해주는 앱을 개발해 한 때 유명세를 떨쳤다.
이후 발표한 캐주얼 게임인 ‘김씨를 찾아라’ 앱도 SK텔레콤 공모전 우수상을 차지하면서 이름값을 높였다. 하지만 수익과 영광이 모두 유씨의 몫은 아니었다. 10년간 그가 다녔던 회사와 함께 거둔 성과였다.
유씨는 “지난 10년간 한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한 만큼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나서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특히 개발 컨셉에 따라 디자인이나 음악 작가들과 협업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좋은 아이템을 행동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 이후 개발한 첫 앱인 ‘알파뱃 판타지’ 개발 막바지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게임을 하면서 영어단어를 외울 수 있는 교육용 게임 앱으로 특히 음악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새해 1월 완성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단기적으로는 2011년 새로 창립한 회사 유앤아트의 이익이 손익 분기점인 전 직장 연봉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이 일에 계속 재미를 느끼는 만큼 계속해서 이 일을 오랫 동안 즐겁게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