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정보화는 패러다임 변화의 전조를 보였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한 행정의 효율화에 맞춰진 정보화 정책은 올해 들어 사회·정치적인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 기술 바람을 타고 국민의 정보화 욕구도 그만큼 높아진 결과였다.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한 대표적인 올해 정보화 프로젝트는 스마트워크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주도한 스마트워크는 IT를 활용한 공공과 민간의 일하는 방식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정보화로 저출산·고령화·녹색성장 등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공공 데이터베이스(DB)를 일반에 개방한 것도 새로운 변화였다. 국가DB와 지식DB를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지면서 민간 산업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행정안전부·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가 범 부처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전략을 내놓은 것도 급변하는 정보화 환경에 적응하려는 모습이었다.
서버·스토리지를 중심으로 한 IT 하드웨어(HW) 시장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을 딛고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은 작년 대비 각각 4.5%, 6.8%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위축됐던 기업의 IT투자가 올해 들어 서서히 재개되면서 시장의 활력소가 됐다. 가상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하이엔드급 서버,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부문별로는 x86서버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x86서버는 지난 3분기에만 작년 대비 33.2% 증가세를 보였다. 유닉스서버와 스토리지도 자원 통합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업체별로는 x86서버 시장에서는 한국HP, 유닉스서버 시장에서는 한국IBM의 강세가 이어졌다. 당초 올 하반기 서버 시장의 변수로 뽑혔던 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조합은 국내 법인 통합 절차가 지연되면서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스토리지 시장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중소 스토리지업체의 변화가 어느 해보다 심한 한 해였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대의 기대주로 꼽히던 3PAR는 델과 HP의 인수경쟁 속에 HP로 인수됐다. 스케일 아웃 스토리지를 앞세웠던 아이실론은 EMC 진영으로 합류했다. 이들 두 회사의 한국지사 역시 인수업체 한국지사로 흡수됐거나 통합을 앞두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