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8 4.2 콰트로 시승기

아우디 A8 4.2 콰트로 시승기

 삼성이 소니를 이길 수 있을까? 10년 전 이 물음에 ‘Yes’라고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상은 그렇게 변해 간다. 아우디가 벤츠를 이길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어느 누구도 ‘No’라고 단언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아우디의 최고급 모델 A8이 새로 나왔다. A8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경쟁 모델에 비해 늦게 출발했지만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다. 바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ASF)과 4륜 구동 콰트로 시스템이다. 요즘 고급차치고 알루미늄 패널 쓰지 않는 차가 없지만 A8은 아예 뼈대가 전부 알루미늄이다. 그만큼 더 가볍다. 벤츠나 BMW도 일부 4륜 구동 모델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A8은 아우디의 탁월한 콰트로 시스템이 모든 모델에 장착된다.

 이런 매력적인 요소들로 인해 A8은 앞서가는 두 모델을 근소한 차로 추격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아우디 모델 전체가 호평을 받고 있는 디자인 때문에도 인기가 높아졌다.

 새로운 A8에는 세계 최초로 풀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정속 주행을 할 때 차간 거리까지 유지해 주는 ACC는 차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작동하는 최신형이다. 그리고 렉서스 LS에 처음 적용됐던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됐다. 그 외에도 MMI를 개선하고, 나이트 비전, 전좌석 안마 기능 등 첨단 편의 안전 장비가 더해졌다. 기능이 대폭 향상된 시트는 측면의 다이얼로 다양한 부위를 선택해서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내 몸에 꼭 맞는 시트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차체가 더 커졌다. 전장×전폭×전고가 5137×1949×1460㎜, 휠베이스 2992㎜로 선대 모델보다 각각 75, 55, 16, 48㎜가 확대됐다. 차체 길이만 본다면 거의 롱휠베이스 모델 수준으로 확대된 셈이다. 경쟁모델의 차체 길이는 벤츠 S클래스가 5095㎜, BMW 7시리즈가 5072㎜다.

 엔진은 V8 4.2 FSI로 기존과 같은 배기량이지만 출력이 350마력에서 371마력으로 높아졌다. 덕분에 A8은 달리기가 무척이나 경쾌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0~100㎞/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5.7초이니 웬만한 소형 스포츠카 수준이다.

 가속력뿐 아니라 연비에서도 장점을 보이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되다 보니 100㎞/h로 주행할 때 회전수는 불과 1600rpm에 머문다. 변속기 레버가 BMW처럼 전자식으로 바뀌긴 했는데 ‘P’ 버튼을 눌러 주차하는 방식이 아닌 것과, 차를 정차시킬 때 마지막에 부드럽게 서기가 힘들고 울컥하는 반응이 아쉽다.

 A8에는 차고 조절이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어 부드러운 승차감이나 유럽 태생의 단단한 주행감각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어떤 선택에서도 고속 주행 안정성은 탁월하다. 또한 콰트로 시스템 덕분에 코너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아 나갈 수 있으며, 경쟁 대형 세단들의 발이 모두 묶여 버리는 눈길에서도 A8은 유유히 달린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차가 많은 도시 고속도로에서도 오른 발에 휴가를 선사한다. 그저 스티어링휠만 잡고 차선을 따라가 주기만 하면 정해 놓은 속도로 달리기도 하고, 차가 많으면 앞 차와 속도를 같이해서 알아서 달려주기도 한다. 차가 너무 막혀서 앞차가 정지하는 상황에는 알아서 차를 세워준다. 한번 맛들이면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편리함이다. 하지만 급하게 끼어드는 차가 있거나 톨게이트에 진입할 때 등의 상황에서는 아직 주의가 필요하다.

 아우디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때 마다 회사의 슬로건처럼 기술을 통한 진보를 실현해 오고 있다. 뉴 A8 역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이 지녀야 할 현존 최고의 기술을 담아 다시 한 번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글, 사진 박기돈 기자 nodikar@rpm9.com

 

 

 

아우디 A8 4.2 콰트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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