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텍, 전세계 나노섬유 시장 독주하나

자동화 설비 전문기업인 톱텍의 연구원들이 나노화이버 양산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 전문기업인 톱텍의 연구원들이 나노화이버 양산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인 톱텍(대표 이재환)이 전 세계 나노섬유(나노파이버) 장비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최근 세계 최초로 나노파이버 대량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동안 나노파이버 생산장비는 전 세계적으로도 연구실에 보급하는 시험장비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일본과 체코,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서 개발해 보급해 온 정도다.

 그러나 톱텍이 개발한 나노파이버 생산장비는 실제 생산현장에서 대량으로 나노파이버를 찍어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장비여서 전 세계 나노파이버 시장에서 독주가 확실시된다.

 나노파이버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기존 초극세 섬유보다 큰 비표면적을 지니고 있어 기체와 액체의 여과효율과 공극율이 높다. 또 분리막적 특성에 의해 호흡성과 액체차단성, 바람 차단성이 뛰어나 산업용 에어필터, 액체필터, 2차전지 분리막, 고기능성 의류 등 적용분야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시장 규모도 추산한다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필터는 대부분 부직포 계열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포츠 의류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섬유의 대부분은 극세사인 고어텍스로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노파이버가 대량으로 공급된다면 필터와 기능성 의류, 2차전지 분리막 등 소재 시장에 일대 돌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톱텍은 이번 나노파이버 연속생산 양산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6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양산시스템 개발 전에 이미 지난 4월 연속생산시스템 개발을 마쳤으며, 지난 7월에는 국제입찰을 통해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에 해당 장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파이버 양산시스템은 1개 라인 당 가격이 150억원대다. 머리카락 굵기의 500분의 1 정도로 이뤄진 나노파이버를 하루 20만7000㎡씩 생산할 수 있다. 개발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자 중국과 일본 등지의 해외 기업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잇따라 손을 내밀고 있다. 이미 지난 17일에는 중국 창조우 완슌으로부터 600억원 규모의 나노파이버 양산시스템을 수주했다.

 내년에는 나노파이버 양산장비 5대(750억원)를 판매하고, 오는 2012년에는 10대, 오는 2014년에는 14대를 무난히 판매할 것으로 톱텍은 예상했다. 오는 2016년쯤이면 나노파이버장비로만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톱텍은 기존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자동차부품, 태양광 제조용 자동화설비에서 이젠 나노파이버 제조에 이르기까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지난 2007년 321억원에서 지난해엔 721억원, 올해는 지난해보다 67%나 성장한 120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내년에는 나노파이버 매출까지 합쳐 2000억원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환 대표는 “나노파이버 대량생산시스템 개발은 재료공학과 전기공학 등 인접 분야와의 끊임없는 통섭과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톱텍이 개발한 나노화이버 양산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나노화이버.
톱텍이 개발한 나노화이버 양산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나노화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