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1차 협력업체들이 2차 협력사에 대해 60일 이상 어음을 퇴출하고, 2013년까지 모든 대금을 100% 현금결제하기로 했다. 국내 전자산업에서 중소기업 자금난과 경영 압박 요인으로 지적돼 온 전자어음이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23일 오전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삼성전자·LG전자 및 양사의 1차 하도급업체 14개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자산업 동반성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LG전자의 1차 하도급업체들은 내년부터 60일 이상 어음을 사용하지 않고, 2013년부터는 100% 현금성 결제를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전자·LG전자는 1차 하도급업체의 현금성 결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1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 수위를 조절할 계획이다.
이날 ‘전자산업 동반성장 협약’ 체결에 참여한 1차 하도급업체는 약 1000곳으로, 정부는 약 5조6000억원 규모의 어음이 현금성 결제로 전환되고, 2차 하도급업체 2600여개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하도급 업체 수는 1차 340여개, 2차 1400여개며, LG전자는 1차 600여개, 2차 1200여개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LG전자는 올해부터 각각 1차 하도급업체에 전액 현금성 결제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으로부터 현금을 받은 1차 하도급업체의 절반가량이 2차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어음으로 결제한 탓에, 현금성 결제 확산은 미흡했다. 이번 결의로 대기업에서 1차 협력업체, 1차에서 2차 협력업체로까지 결제 관행이 개선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안현호 지경부 1차관은 “동반성장은 민간의 자발적 실천의지가 중요하다”며 “전자어음을 퇴출하기로 합의한 것은 한국경제에 공정거래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