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애니콜 신화 우리가 만들어요"

이기태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왼쪽 다섯번째)와 글로벌융합기술공학부 교수진, 1기 학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기태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왼쪽 다섯번째)와 글로벌융합기술공학부 교수진, 1기 학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무거나 만들 수 있는 실험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격형’ 산업을 ‘파괴적 혁신형’으로, 단기적인 연구 풍토를 중장기 혁신 연구로 바꿔 나가도록 돕겠습니다.”

 이기태 연세대학교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의 말이다. 혁신적인 연구 환경에서 ‘제2의 애니콜 신화’를 이끌 주역들이 결정됐다. IT명품인재전형 수시모집으로 뽑힌 16명의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공학부 1기 학생들이다.

 1기 학생들 중에는 각 지역의 과학영재고 출신들과 함께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의 문과생도 5명이 포함됐다. 또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인 ‘서울버스’를 만들어 화제를 모은 유주완 군(경기고 3학년)도 이 소장의 후학이 됐다.

 이들은 대부분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장점에 이끌려 글로벌융합기술공학부를 선택했다. 이 학부에선 학생 스스로 연구 과제를 선정해 24시간 개방된 연구실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상상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수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의 박사급 전임 연구원들이 이들의 연구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물밑 지원한다. 전세현 군(한국과학영재고 3학년)은 “진로를 정하기 쉽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 이 학부를 택했다”고 말했다. 유주완 군도 “성적보다는 창의적인 연구에 대한 열정을 인정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1기 학생들은 1학년 때 수학·물리·화학·프로그래밍 등 IT와 관련된 기초학문을 섭렵한 후 상상설계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인문계 학생들이나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에겐 별도의 맞춤형 강의를 제공해 낙오자 없이 이끈다는 계획이다. 2학년부터는 ‘랩인턴십’을 통해 미래융합기술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3학년 때는 본격적인 통섭연구에 들어간다.

 일반 공대와는 달리 인문학·사회학·예술 등의 분야와 적극적인 융합학제를 추구하는 것도 창의성을 살리기 위한 이 학부만의 특성이다. 한상국 미래융합기술공학부 교수는 “문명사·전쟁사 등의 역사를 비롯해 인지과학·심리학 등 다양한 강의를 개설해 원하는 학생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캘리포니아 디자인스쿨과 공동연구를 위한 랩도 개설할 예정이다.

 남궁석 군(대덕고 3학년)은 “통섭이라는 단어에 끌려 지원하게 됐다”며 “기존의 지식을 재구성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연구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 학부의 교수진도 속속 결정되고 있다. 이재용 연세대 공대 학장은 “아직 전 소속기관의 사표 수리 여부 등이 진행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출연연·해외 IT기업 및 대학 교수 등 8명의 교수가 현재 확정된 상태”라며 “내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임 교수 20명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