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 CNS와 SAP코리아는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서비스로서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ERP 클라우드 서비스는 국내에서 처음 발표된 것이다.
이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ERP는 SAP의 중소기업용 ERP 제품인 ‘SAP 비즈니스 올인원’이다. LG CNS의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에서 SAP의 ERP 솔루션을 요금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클라우드의 SaaS 서비스지만 실질적으로 이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ERP는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멀티테넌시 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은 아니다. 이 때문에 고객별로 구축해 주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양사는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파트너사도 별도로 두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데도 커스터마이징을 해야만 한다면 기존의 구축형 ERP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향후 유지보수 문제는 물론이고 서비스 확장도 클라우드 서비스 안에서 지원받기 어렵게 된다.
최근 KT는 서비스로서인프라스트럭처(IaaS)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한 정액 요금제를 제시했다. 이 또한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본 사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다. 요금제만 놓고 본다면 기존의 IDC 사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많은 업체들이 최근 들어 클라우드 시장을 ‘차세대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보고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놓은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아직은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본 사상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서비스를 자동으로 제공받고 확장 서비스도 유연하게 이뤄져야 한다. 비용은 쓴 만큼만 지불하면 된다. 이러한 클라우드의 기본 사상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선 가상화, 자동화, 표준화, 멀티테넌시 등이 필수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서비스는 이런 기본 사상에서 예외적인 요인들을 허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커스마타이징을 지원하는 것을 또 하나의 부가 서비스로 강조하면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라 주장한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완벽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한국적인 특성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우리 시장의 한계나 기술적인 준비 부족의 또 다른 ‘변명’이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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