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말 이후로 이어진 오랜 경제 위기를 국가별 재정확대정책으로 버텨 낸 세계 경제가 올 초 정책금리 인상과 같은 ‘출구’를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희망이 금방 수그러들었다.
올 초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경제의 성장세가 계속됐고, 미국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선 듯했을 때에만 해도 세계 경제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4월 들어 유럽에서 탄식이 시작됐다. 그리스 국채가 쓰레기(정크본드) 취급을 받더니 주변 국가까지 재정 파산 사정권에 들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크게 흔들린 가운데 11월 기어이 아일랜드가 무너졌다.
아일랜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 850억유로(약 129조원)를 받기로 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유로존(유로를 쓰는 16개국)의 일원인 탓에 유럽연합(EU) 단일 통화 경제에 대한 회의까지 일었다. 위기가 여전하며,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로존 핵심 국가로 불안이 전이됐다. 유럽이 흔들리면서 미국도 높은 실업률에 따른 소비 침체로 경제 동력이 약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