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G밸리에는 무슨 일이?

올 한 해 G밸리에는 무슨 일이?

 한해가 저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지식산업단지인 G밸리에도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올해 G밸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한해를 보냈다. 국내 국가산업단지로는 처음으로 입주기업 1만개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새로 썼고, 산학캠퍼스촌 건립, 교통망 확충 등에 관한 밑그림도 그려졌다. G밸리는 과거 구로공단에서 첨단 산업단지로 완전히 탈바꿈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 한해 G밸리에 무슨 일이 있었고,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정리해본다.

 ◇개선되는 G밸리 인프라=올해 초 G밸리 관문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역이 확장됐다. 이어 이달 초에는 지하철 ‘신안산선’이 이곳을 경유하기로 최종 확정됐다. 신안산선이 2017년 완공되면 G밸리는 교통의 요충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안산에서의 유입과 서울 중심지로의 접근이 더욱 용이해진다.

 지난 9월에는 1단지를 연결하는 시흥대로에서 디지털단지로 이어지는 중심 거리 폭이 30m로 확장되면서 교통도 개선되고 거리 디자인도 훨씬 좋아졌다.

 2·3단지도 최근 가산디지털단지역 주변 패션 문화의 거리 인근에 다수의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가 들어서고 유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보행환경 개선 역시 시급했는데, 일부 보행 환경이 개선되고 공연장소와 쉼터 공간이 확보되어 다소 숨통이 트였다.

 현재 구로구가 행정안전부로부터 25억원 정도 특별교부금을 받아 G밸리에 쾌적한 보행자 거리를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성사된다면 G밸리는 보다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달 초 G밸리 내 처음으로 5성급 호텔인 ‘구로 호텔’이 문을 연 것도 G밸리 기업인들이 오랫동안 원했던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활발해지는 G밸리 업체간 교류=클러스터 사업과 해외시장개척단 활동을 통해 G밸리 기업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현상이다.

  현재 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는 G밸리 기업을 중심으로 정보통신·지능형메카트로닉스·그린IT·디지털콘텐츠 등 총 4개의 미니 클러스터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만 총 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소기업간 협업, 공통 기술과제 발굴, 각종 마케팅 활동 지원 등 사업을 펼쳤다. 미니클러스터 사업에는 350여개 G밸리 기업들이 참여해 170여건의 각종 지원혜택을 누렸다. G밸리 기업과 다른 지역 국가산업단지 기업 간 IT융복합화 사업 역시 IT집적단지라는 G밸리의 특성을 잘 살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로구와 산업단지공단이 각각 파견한 해외시장개척단도 글로벌 산업단지를 지향하고 있는 G밸리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구로구와 산단공은 올해 총 18개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시장개척단을 꾸려 괄목할 만한 수출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는 해외 전시회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미완의 과제는?=1단지와 2·3단지를 잇는 ‘수출의 다리’는 여전히 가장 큰 골칫거리다. 하지만 해결의 단초는 마련됐다. 지난 10월 G밸리를 방문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출의 다리’를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했으며 최근에는 관할구청인 금천구와 산단공이 나서 우회도로 건설에 나섰다.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들의 명칭을 바꾸는 것도 G밸리 발전 차원에서 빨리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대부분 지식산업센터들이 시공사 브랜드에 숫자만 붙인 형태다 보니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니다. 외부인이나 방문자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도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G밸리에 여성 인력이 계속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보육시설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G밸리에는 정원 79명인 ‘햇님 어린이집’이 1단지에 들어서있는데 G밸리 내 유일한 보육시설이다. 유관 기관과 기업들이 보육시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영유아보육법 기준이 단지 실정과 맞지 않아 제도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G밸리 내 기업인 단체들이 G밸리 기업들의 모임을 수렴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현재 G밸리에는 경영자협의회를 비롯해 단지별 기업인연합회가 있고 구로, 금천 상공인회가 활동 중이다. 산업단지공단이라는 관리주체가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일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관할 구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산단공과 자치단체 간 협업체제도 구축되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인 단체들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면서 불협화음이 빚어진다면 G밸리의 새로운 도약은 요원할 뿐이다.

 올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 분위기에 흠뻑 취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새로운 꿈을 꿔야할 때다. G밸리의 새로운 신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