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기획]IT강국에서 `스마트 강국`으로

 새해가 밝았다. 2011년 신묘년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융합(Convergence)’과 ‘스마트(Smart)’다. 특히 산업현장 곳곳에서 일어날 변화는 스마트 한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스마트 바람은 지난해 이미 불을 지폈다. 2010년은 ‘모든 길은 스마트로 통한다’는 게 금언이었다. “한 마디로, 스마트!”라는 말처럼 스마트 열풍이었다. 스마트폰·스마트TV·스마트패드·스마트시티·스마트카·스마트TV·스마트워크·스마트그리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스마트 기술이 나왔다. 스마트가 붙지 않으면 어쩐지 구시대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스마트 열풍 시발점은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은 2009년 12월 애플 ‘아이폰’을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스마트한 기운을 우리 사회에 불어 넣었다. 스마트폰 가입자도 국내에서 70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은 산업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공공 서비스, 나아가 생활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가장 먼저 개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180도’로 변화했다. 언제 어디서나 소셜 서비스(SNS)에 연결하는 실시간 소통 시대가 열렸다. ‘트위터’와 ‘페이스 북’은 인터넷에 이은 뉴미디어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해 주었다. 지난해 말 지구촌 트위터 등록자는 1억7500만명. 전송된 ‘트위트’는 250억건에 달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지난해 7월에 5억명을 돌파한 데 이어 12월 6억명을 넘어섰다. 매일 10억개의 ‘뉴’ 콘텐츠가 올라오면서 페이스 북은 세계 인구의 10분의 1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빅’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아이폰·트위터·페이스북이 뜨면서 2010년 말 그대로 ‘TGIF’의 해였다. 트위터(T)로 말하고 G메일(G)로 e메일을 쓰며 아이폰(I)으로 통화하면서 페이스북(F)으로 친구를 관리하는 새로운 소셜 혁명을 예고한 것이다. 모두 스마트폰이 몰고 온 변화다.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패드(태블릿PC), 이어 인터넷으로 확산된 ‘스마트화’는 나아가 전자책을 비롯해 정보기기로 확대되고 TV와 가전 같은 생활가전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기업 마케팅에도 영향을 주었다. 주요 기업은 블로그와 더불어 트위터·페이스북을 개설하고 스마트폰 사용자와 실시간 소통에 나섰다. 트위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인은 일약 주목받는 인사로 떠올랐고 영향력도 커졌다. 정부나 산하기관도 앱으로 정부 시책을 홍보하고 주민 편의 서비스도 스마트폰과 연계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스마트 혁명은 단말기 중심에서 점차 업무와 시장 환경으로 빠르게 번질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이 필요 없는 ‘스마트 워크’로 일터와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은 여가와 생활패턴,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나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경쟁 패러다임에 막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경쟁은 오직 목표를 향해 빨리 달리는 게 최고였다. 경쟁자보다 빨리 뛰어 결승선을 먼저 끊는 쪽이 승자였다. 그러나 스마트 환경에서 기업 경영은 다 같이 잘해야 한다. ‘2인 3각’ 달리기처럼 경쟁에 동참한 동반자가 같은 속도로 달리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최근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동반성장, 상생경영, 에코시스템 모두 이런 맥락 때문이다.

 스마트 시대는 소비자 위상 변화도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수동적이었다. 그러나 스마트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시대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앱 장터’를 경험했다.

 2011년은 90년 12월 월드와이드웹(www)이 만들어진 지 20년을 찍은 다음 해다. 20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 이용자는 20억명을 넘어섰다.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아우르는 거대 공동체를 만들었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10억에서 20억명으로 늘어나는 데 불과 5년이 걸렸다.

 인터넷 개발 이후 대중화하기 시작한 지난 10년은 ‘인터넷 혁명’ 시기였다. 다가오는 10년은 ‘스마트 혁명’ 시대다. 스마트 혁명기, IT 강국을 넘어 ‘스마트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할 때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