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기획]홍 과장의 스마트 시티의 하루

 2025년 1월 2일 목요일 새해 첫 출근날.

 인천 송도에서 근무하는 홍길동 차장은 지난밤 맞춰 놓은 알람에서 흘러나오는 새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씻기 위해 찾은 욕실 거울에는 잠자는 사이에 측정한 몸 상태에 따른 하루 섭취 칼로리량 등 생활 매뉴얼과 하루의 스케줄이 순차적으로 보인다.

 입사 6년차를 맞은 홍 과장은 회사의 근무지 선택 프로그램에 따라 올해부터 송도를 근무지로 선택했다. 부서나 담당 업무가 바뀌지 않았지만 근무지에 따른 제약이 거의 없어 집에서 가까운 송도로 근무 장소를 변경 신청했다.

 가까이에 있는 회사의 원격 근무센터로 일주일에 두 번만 출근하면 된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본사 출근은 한 달에 한번 정도면 된다.

 지난 번 정밀건강검진 결과와 사전에 입력된 이번 주 중 스케줄을 고려해 짜인 식단대로 조리된 식사와 간단한 운동을 마치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2분 거리에 있는 공용 주차장으로 향했다.

 홍 차장은 자신의 차가 없다. 송도 전역은 승용차 공동이용제 지역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자신이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구간까지 승용차를 이용하고 사용한 만큼 월말에 요금이 청구된다.

 자동차는 밤사이 풍력발전에 의해 충전된 하이브리드다.

 차에 오르고 목적지를 말하자 시내 교통상황을 파악해 최단 거리를 안내한다.

 교통상황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조절되는 신호체계 때문에 회사까지 오면서 신호는 한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원격 근무센터 사무실은 연말연시 휴가를 떠났기 때문인지 직원들이 많지 않다. 출근한 인원수를 파악한 건물은 난방과 전력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무 공간을 한 곳으로 모아 최소화했다.

 홍 차장은 원격 근무센터 사무실에서 텔레프레즌스 등을 통해 신년 하례회와 회의 등을 마치고 주요 업무를 처리한다.

 퇴근하기 전 퇴근 매뉴얼을 선택한다.

 근처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약속 장소까지는 출근 때와 마찬가지로 공용 자동차를 이용했다. 약속 장소 근처의 공용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친구와 오랜만에 소주 한잔을 마신 홍 차장은 집으로 출발한다.

 공용 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굳이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다. 또 자동차에는 음주 측정 장비가 있어 차를 이용할 수도 없다. 내일은 다시 단지 내 공용주차장에서 필요한 차를 이용하면 된다.

 집으로 가는 교통편은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해 최단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늦은 시간이지만 홍 차장이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가로등이 점멸을 반복한다.

 버스에 올라 스마트폰에 목적지를 집으로 입력했다. 도착시간은 20분 남짓.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한 난방 시스템에 의해 적당한 실내 온도가 맞춰져 있다.

 현관에 들어서자 전등과 TV가 순차적으로 켜진다.

 TV에는 홍 차장이 평소에 관심 있어 하는 경제와 문화·날씨 관련 정보 매뉴얼이 보인다. 며칠 전 주문한 쇼핑몰의 배송정보도 나타난다.

 잠자리에 들기전 집안 센서를 취침 모드로 전환한다. 조명이 낮아지고 TV는 꺼지고 취침시 자주 듣는 음악이 흐른다. 건강 체크 센서는 자는 동안에 홍 차장의 호흡과 심장박동 등을 체크해 준다.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119 응급센터로 자동 구조신호를 보내줄 것이다.

 편안하게 잠자리에 든다.

 홍 차장의 일과는 결코 가상 드라마가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추진하고 있는 IT와 도시가 어우러진 ‘스마트 시티’의 모습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